"북한 고인플레, 화폐개혁 실패로 美달러화·원화 사용 선호"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앞으로 남북한의 교류가 활성화되면 북한에서 우리나라의 원화가 주요 통화로 사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은행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25일 '베트남 사례를 통해 본 북한의 달러라이제이션'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달러라이제이션(외화통용현상)이란 자국화폐에 대한 신뢰가 하락함에 따라 외국화폐가 자국화폐를 대신하여 사용되는 현상이다. 베트남은 높은 인플레이션, 몰수형 화폐개혁 등으로 인해 달러라이제이션이 발생했다. 실물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환율 및 물가 안정, 외환관리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외국화폐 사용이 감소했다.
[개성=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남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외 주요 참석자들이 14일 오전 북한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앞에서 열린 개소식에서 현판 제막식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18.09.14 |
북한은 베트남과 유사하게 고인플레이션, 화폐개혁의 실패 등으로 인해 달러라이제이션이 이미 발생했고, 북한 당국이 시장경제를 일부 수용하고 외화사용에 유연한 대응을 보임에 따라 보편화되고 있다.
북한의 달러라이제이션은 달러, 위안화가 동시에 통용되고 현금통화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외화통용현상이 시장 활성화에 일부 기여하였으나 외화 접근성에 따라 계층이 양극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북한의 화폐개혁 이후 빨라진 외화사용비율 증가속도 등을 적용하여 계산한 결과 현재 북한의 통화대체는 약 64%(’10~14년 평균은 43%), 자산대체는 약 90%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금융시스템이 미비되어 있는데다 이력현상과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북한당국의 외환관리시스템 정비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달러라이제이션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다은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달러라이제이션이 발생한 후에는 이력현상(경제적 충격이 사라져도 그 영향이 유지되는 현상)과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자국화폐를 다시 실질화폐로 사용하기가 어렵다"면서 "북미관계 개선 이후 남북간 교류가 활발해질 경우 북한사회에서 한국 원화의 사용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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