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내주부터 계열사별 업적보고회…구광모 회장, CEO 독대
계열사별 신규사업·투자 전략 보고 및 전략 구상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취임 후 방북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구광모 LG 회장이 내주부터 계열사 CEO들과 만나 내년 이후 그룹의 미래 전략을 논의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내주부터 각 계열사들의 하반기 업적보고회를 진행한다. 29일 LG화학을 시작으로 LG생활건강,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 CEO들이 구 회장과 독대를 통해 사업 보고 및 전략을 짠다.
구광모 LG 회장. [사진=LG그룹] |
무엇보다 올해 사업 실적보다 미래 청사진이 이 자리에서 나올지 관심사다. 올해는 구 회장이 취임하고 업무 파악에 주력했다면,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구광모의 LG' 체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이번 보고회에 각 계열사의 투자 현황과 신규 사업 추진 현황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해 달라고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계열사별로 보면 LG전자의 경우 전장과 인공지능, 로봇사업에 대한 전략이 관심사다. 올들어 LG전자는 전장업체 ZKW, AI업체 아크릴 투자, 로봇업체 로보스타와 보사노바로보틱스 투자 등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에 이번 보고회에서는 각 투자업체들과의 시너지, 추가 투자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전략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전략도 주요 이슈다.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 8K TV 시대에 대비한 전략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우리은행과 8000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체결, 사업구조 전환을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LG화학 역시 기초소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가 한창이다. 지난 7월 해당 분야에 2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 여수와 당진 등에 증설과 단지 조성을 하고 있다.
이밖에 각 계열사들의 신규사업에 대한 효율성 극대화와 중복 투자 여부 파악, 계열사간 시너지 등도 이번 보고회에서 주로 다뤄질 내용으로 파악된다.
한편 이번 보고회에서 권영수 LG 부회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권 부회장은 구 회장 취임 직후 지주사인 LG의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룹의 2인자로 떠올랐다. 특히 아직 경험이 적은 구 회장을 보좌하기에 적합한 인물로 꼽힌다. LG그룹의 다양한 계열사를 거쳤고, 재무나 인사 업무에 전문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보고회 이후 구 회장은 권 부회장과 머리를 맞대고 그룹의 사업구조 재편이나 조직 효율화 등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 LG측은 "정해진 것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내년이 구 회장의 LG가 시작하는 원년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보고회는 내년 한해의 사업 성과보다는 구 회장 재임 기간동안 LG그룹이 더 커지고 더 탄탄해지는 사업을 구상하기 위한 자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