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박 회장 사과, 진정성 없어"
박 회장 "황제 의전 없었다" 해명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를 지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의 성희롱 및 황제의전 논란이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2일 여야 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적십자사 국정감사에서 박 회장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국립암센터, 대한적십자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18.10.22 yooksa@newspim.com |
앞서 박 회장은 지난 6월9일 적십자사 취임 후 첫 팀장급 간담회에서 "여성 3명이 모인 것을 두 글자로 뭐라고 하는지 아느냐"며 여성의 가슴을 비유하는 농담을 했다. 이후 박 회장은 이를 공식 사과했다.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장에서 적십자사 내부에서 박 회장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박 회장이 팀장들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고, 이후 답장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따로 불러들여 언론 제보자를 색출하겠다고 협박했다는 내부 제보를 받았다"며 "사퇴하라"고 말했다.
이에 박 회장은 "제가 소통을 위해 한 언어가 성차별일 수도 있겠구나 해서 사죄를 했다"며 "사건 10일 후 기관장 50여명과 성차별·성희롱 특별 교육을 받고 서약서를 썼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는 그런 의도가 없지만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박 회장이 조건을 달아 사과를 했다며, 진정성이 없다고 꼬집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어떤 경우에도 여성 인권이 배제돼서는 안된다"며 "성희롱 발언은 주관적 해석과 상관없이 문제가 있는 만큼 조건 없이 다시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인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인권은 피해자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며 "계속해서 토(전제)를 붙이고, 핵심 내용이 빠져 사과의 진정성이 의심을 받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관장으로서 성희롱 발언이 미칠 영향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진정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박 회장의 황제의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적십자사는 박 회장의 취임에 맞춰 신형 제네시스G80(럭셔리 모델)을 의전차량으로 마련했으나, 이후 지난 6월 의전 차량을 제네시스 EQ900 모델로 교체했다. EQ900의 가격은 1억원이 넘는다.
또 박 회장 취임 이후 비서실이 생겼고, 본사 5층 131평 전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십자사 회장직은 비상근 명예직으로 그동안 비서실이 없었다.
김순례 의원은 "박 회장이 차가 작다고 의전차량 교체를 요구했다"며 "평소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재인이'로 부른다"고 주장했다.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도 "그동안 적십자 회장은 비상근 명예직 처우를 받다가 박 회장 이후 비서실 조직이 생겼다"며 "현장의 적십자사 직원들은 박경서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적십자사는 남북적십자회담 등 대외활동시 적합한 의전차량을 확보하고, 대외 유관기관과 의전 수준을 고려해 전용차량을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박 회장은 "저는 제가 지금 타는 차가 뭔지도 모른다"며 "문 대통령 폄하 발언은 영주병원 설립 제안을 거절하면서 말한 것이 와전된 것일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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