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상들 "비핵화 촉진 공감, 북한도 CVID 행동 있어야"
文 대통령, 한국 철강에 대한 EU 세이프가드 제외 촉구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유럽의 핵심 국가인 영국과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전제로 한 제재 완화 검토를 언급했다.
영국과 독일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촉진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도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위한 더 확실한 행동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19일 오전(현지 시간) 제12차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를 계기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쁘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와 잇따라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한반도 프로세스 및 양국간 관계 증진책에 대해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셈회의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 대통령은 메이 총리·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에서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기 약속에 이어 미국의 상응 조치 시 플루토늄 재처리 및 우라늄 농축 핵물질을 만들 수 있는 영변 핵시설 폐기 용의까지 밝혔다"며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계속 추진하도록 국제사회가 UN 안보리를 중심으로 견인책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할 때"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적어도 북한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비핵화를 진척시킬 경우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나, 대북 제제완화가 필요하다"며 "그런 프로세스에 대한 논의가 UN 안보리에서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통령께서 북한의 비핵화 문제를 진전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대통령의 노력으로 한반도에 이전과는 다른 환경과 기회가 조성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도 "문 대통령께서 보여준 용기와 결단에 대해 감사드리며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으로 한반도의 비핵화 문제가 진전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영국과 독일 총리는 문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를 더욱 촉진시키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을 표했지만, 북한도 CVID를 위한 좀 더 확실한 행동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아셈 정상회담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메르켈 총리에게 한국 철강에 대한 EU 세이프가드 조치 제외를 촉구했고, 한국의 만성적 대 독일 무역적자 해소에 대해서도 관심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메이 총리와의 회담이 총리의 ASEM 발언 순서로 20분 만에 조기 종료되자 독일 및 태국 총리와의 회담이 끝난 뒤 본회의장에서 메이 총리를 다시 만나 15분간 추가로 한반도 비핵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편, 쁘라윳 태국 총리과의 정상회담에서는 다음 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내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서울 개최 계획이 공식 발표될 수 있도록 지지를 당부했다.
쁘라윳 총리는 "아셈회의 참석 직전 주태국 주재 북한 대사를 통해 문 대통령님과 김정은 위원장간 생산적 대화가 이뤄지고 있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진전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며 "두 지도자의 노력을 전폭 지지한다"고 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