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 "잘못된 보고서로 탈원전 논쟁을 하는 것은 부적절"
홍일표 "한수원이 공식적 입장을 밝혀야 했다"
[세종=뉴스핌] 최온정 수습기자 = 18일 국감에서는 지난 4월 한수원 중앙연구원이 만든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발전단가 분석' 보고서를 놓고 의원들의 '팩트체크 소동'이 벌어졌다.
시작은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었다. 그는 지난 7일 보도자료를 통해 "文정부 탈원전 정책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며 보고서의 내용을 공개했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LNG 및 양수발전 포함)에 약 178조8200억원이 투자되고,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전력판매단가는 현재 한전의 전력판매단가(산업용 105.2원/kWh·가정용 106원/kWh)대비 약 57.41원/Kwh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한수원은 곧바로 산업부를 통해 해명자료를 냈으나, '외부 자문위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일축하며 보고서의 분석결과가 한수원의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설명 없이 외부 위원의 탓으로 돌리는 바람에 보고서를 둘러싼 논쟁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날 국감에서 김 의원이 해당 보고서의 작성자·승인자·검토자 모두 한수원 소속 직원으로 표기돼있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한수원 보고서를 둘러싼 논쟁이 재점화됐다. 김 의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마라"며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하고있다"고 꼬집었다.
이후 여당 의원을 중심으로 '보고서의 분석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논란은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 특히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고서의 오류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잘못된 보고서로 탈원전 논쟁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자료=한국수력원자력, 박정 의원실] |
박 의원에 따르면 해당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의 문제가 있다. 하나는 이중계상의 문제다.
보고서는 전력수급계획 상의 7차와 8차 계획에 따른 2017년부터 2030년까지의 연도별 차이를 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전력판매단가를 추산했다. 그러나 7·8차 계획은 이미 누적분이기 때문에 연도별 차이를 더하는 것은 이중계상이 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 계산도 잘못됐다. 보고서를 보면 발전단가가 2017년 156.61원/kwh에서 2030년까지 매년 6.5%씩 상승한다는 전제하에 계산한 것인데,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기술발전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산단가가 2030년까지 35.5%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어 발전단가 높게 나타나는 우를 범했다.
끝으로 박 의원은 "공기업이 국민들에게 팩트를 제공해야지 자꾸 팩트체크를 하도록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일표 위원장은 "중앙연구원 보고서가 잘못됐으면 한수원이 공식적 입장을 밝혀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또한 "이 보고서로 인해서 며칠동안 여러 의원들이 지적을 하고 오늘도 쟁점이 됐다"며 "이런 보고서 때문에 한수원의 여타 보고서 신뢰에 금이 가는 것 아닌가"라고 질책했다.
한수원의 정재훈 사장은 "국감장에서 의원이 지적한 문제를 따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서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앞으로 주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한수원 측은 보고서의 작성에 소속 직원이 등재된 건과 관련해서 "외부자문보고서도 사내간행물발간 시스템에 등록하려면 필요한 절차의 일부이다"라며 "내용은 한수원 담당자가 연구한것이 아닌 연구자의 연구내용을 가감없이 양식에 기록한다"라며 뒤늦게 해명을 했다.
onjunge02@newspim.com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