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 17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민주화의 성지에서 이 나라 민주주의 다시 생각한다" 방명록 남겨
내일 원희룡 제주지사 면담…"입당논의 바로 할 단계는 아니다"
"전원책 끝장토론? 언젠가는 해야…기회 만들어 보겠다"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면서 현 정부의 일자리 세습 및 사법부 개입 등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18일 제주대 강연을 겸해 원희룡 지사를 면담할 예정이다. 최근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의 입당설이 불거진 만큼 이 자리에서 원 지사의 입당과 관련된 얘기가 나올지 주목된다.
17일 김병준 위원장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방명록에 '민주화의 성지에서 이 나라 민주주의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민주화를 성취하기 위해 너무나 힘든 길을 왔다. 수많은 사람이 희생됐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민주주의가 완전하지 못하다"면서 "이 정부는 대단히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앞세운 정부지만, 3권분립의 정신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0.04 yooksa@newspim.com |
그는 "탈북자 출신 기자가 취재 하겠다고 하니 탈북자라고 취재를 못하게 한다. 또 노동조합이라는 특정한 힘이 지방권력과 유착해 일자리를 세습시키고 있다"면서 "이렇게 우리 광주의 민주화 영령을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쳤는데 민주주의가 여기까지밖에 못왔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최근 일각에서 한국당이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위원회 구성을 미루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대해서는 "고의적으로 일부러 늦추는게 아니다. 야당, 소수의 입장에서 위원을 추천하다 보니 당내 이견이 있고 조율하는 과정"이라며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5.18 민주화운동은 역사적인 의미가 있고, 그 정신은 온 국민이 높이 사고 크게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과 관련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은 다 밝혀져야 하고, 책임을 물을 사람이 있으면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8일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대 강연과 더불어 원희룡 제주지사 면담을 한다. 이 자리에서 입당 논의가 오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우리나라 국정 전반에 걸쳐 걱정할게 많지 않나. 그런 부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고민도 같이 해보자는 뜻에서 강연 가는 길에 차 한잔 하고 올 생각"이라면서 "입당 권유는 할지 안할지 모른다. 입당논의를 바로 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원 지사를 비롯해 황교안 전 총리 등도 두루두루 만날 계획이다.
그는 "(황 전 총리를 비롯해) 두루두루 다 뵐 것"이라면서 "당내 이견도 있긴 하지만 비대위원장으로서 폭넓게 많은 분들과 이야기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전원책 변호사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0.11 kilroy023@newspim.com |
한편 이날 김 위원장은 한국당 중심의 보수 대통합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통합이 어떤 의미인지 복잡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보수 정치권, 혹은 우리 사회 보수 집단 전체에 있어 한국당을 중심으로 강화되고자 하는 욕심은 있다"면서도 "다만 바로 물리적 통합이 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는 점을 다 알지 않냐"고 반문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보수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는데 대해서는 "어떤 집단이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면서 "미래 비전을 내놓고 새로운 꿈을 이야기하면서 전체를 통합해야지 누구랑은 이야기를 못한다고 선을 그을 것이 아니다"라면서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이 보수 몰락의 원인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지목하고 끝장토론까지 불사해야 한다고 한데 대해서는 "시간의 문제이긴 하지만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 변호사가 제안을 해왔다. 그런데 전 변호사만의 생각은 아니고 당내에서 비대위원장이 되자마자 그런 기회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안하는 이유는 시점이다. 새로운 생각을 공유하면 통합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끝장토론을 하면 아차하는 순간 분열구조로 강화될 수 있어 안하고 있었다. 결국 시간의 문제이긴 하지만 한번은 어떤 형태로든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지금 국감은 지나야 하고, 작은 토론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덧붙였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