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봉사·희생했던 후배.."앞장서 길 트고 뒷사람 격려"
"등산 루트 찾는 새벽 전화에 자세히 알려주기도"
[서울=뉴스핌] 윤혜원 수습기자 = 장애를 극복하고 해발 8000m 히말라야 14좌에 도전하고 있는 김홍빈 산악인도 참담한 네팔 사고 소식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강남성모병원 고(故) 김창호 대장의 빈소를 찾은 김 등반가는 17일 “김 대장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이제는 짐을 내려놓고 쉬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 길을 후배들이 뒤따를 것이고 가까이는 없지만 김 대장이 후배들을 응원해줄 것”이라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그는 “김 대장은 평소 남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후배로 기억한다”며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항상 앞장서서 길을 트고 뒷사람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해줬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학교에 마련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산악인 합동 분향소에서 조문객들이 분향을 드리고 있다. 2018.10.17 leehs@newspim.com |
김 산악인은 2006년 김 대장과 처음 인연을 맺은 후 2007년과 2008년 네팔 등반 때 김 대장의 도움을 받았다. 김 산악인은 열 손가락이 모두 없는 자신을 위해 김 대장이 언제나 배려해줬다고 기억했다.
김 산악인은 “김 대장이 늘 배려해준 덕분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등반했던 기억도 있고, 등산 루트를 찾는 새벽 전화에도 벌떡 일어나 자세히 알려줬던 기억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김 대장은 학술연구를 굉장히 많이 했는데 후배지만 제가 너무 배울 게 많았다”며 “그런 그에게 보답하고 싶지만 이제 어떤 것도 해줄 수 없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를 당한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의 산악인 합동분향소는 17일 김 대장의 모교인 서울시립대 대강당에 설치돼 19일까지 운영된다. 19일 오후 2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산악인 합동 영결식'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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