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드래곤 올해 주가 상승률 54%
CJ ENM, 스튜 지분 매각 앞두고 주가 상승에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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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연이은 드라마 흥행으로 스튜디오드래곤 주가가 상승가도를 달린다. 하지만 정작 스튜디오드래곤의 최대주주인 CJ ENM은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처지다. 급격히 오른 스튜디오드래곤 몸값이 지분 매각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일부를 팔아 현금을 손에 쥐려했던 CJ ENM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년 스튜디오드래곤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3분 기준 스튜디오드래곤은 6.76% 오른 10만7400원에 거래중이다. 전날 주가 10만원을 회복한 스튜디오드래곤은 전날 넷플릭스의 3분기 호실적 발표 영향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글로벌 주식시장 조정 여파로 이번달에만 주가가 13%(16일 기준) 빠졌지만 이날 낙폭을 만회하며 재상승에 시동을 걸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54%에 달한다.
실적 전망도 밝다. 3분기 최대 기대작인 ‘미스터 션샤인’ 시청률 18%를 웃돌며 종영했고, 넷플릭스와의 판권 계약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방영중인 ‘백일의 낭군님’도 가구 평균 시청률 11.2%(케이블·IPTV·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했다.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의 올해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67.0%, 185.7% 늘어난 1294억원, 3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넷플릭스, 아마존, 유튜브, 디즈니 등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사의 경쟁 심화도 스듀디오드래곤에겐 호재다. 아시아 시장 맞춤형 콘텐츠에 대한 제작 역량과 유통능력 측면에서 스튜디오드래곤의 경쟁력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CJ ENM에겐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 상승이 되레 고민거리다. 스튜디오드래곤 주가가 오를수록 지분 매각가도 치솟기 때문이다.
현재 스튜디오드래곤은 최대주주 CJ ENM의 지분 20% 가량을 인수할 후보를 찾고 있다. CJ ENM은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71.33%(지난 6월 30일 기준)를 보유한 취대주주다. CJ ENM은 경영권을 지킬 50% 안팎의 지분을 제외한 잔여 지분(20% 남짓)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스튜디오드래곤] |
CJ ENM은 지난달 7일 "글로벌 시장에서 드라마 콘텐츠의 제작·유통 경쟁력 제고를 위해 당사가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 활용방안을 검토중"이라며 "전략적 투자가(SI) 등 사업전략을 우선에 두고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증권가에선 글로벌 OTT사인 넷플릭스, 디즈니, 텐센트와 LG유플러스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스튜디오드래곤의 높은 가격 때문에 어느 회사도 쉽게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한다.
내년 자체 OTT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인 디즈니 입장에선 스튜디오드래곤 지분은 놓치기 아쉬운 매물이다. OTT 사업은 보유 콘텐츠가 거의 유일한 차별화 수단이다. 후발주자인 디즈니가 넷플릭스와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선 콘텐츠 확보가 필수다. 아시아에서 콘텐츠 파워를 가진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확보를 통한 파트너십 강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CIO는 "북미 OTT 업체들이 사기엔 스튜디오드래곤 가격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지분 투자를 한다고 해도 CJ ENM 구주를 사는 것보다는 CB를 통한 리픽싱 등 증자를 통한 지분 투자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금력을 보유한 텐센트는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도 지분을 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텐센트에게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확보는 텐센트TV가 아이치이(바이두)와의 OTT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카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규제로 당분간 해외 콘텐츠 사업 진행이 어려워졌다. 지난 9월 광전총국은 황금시간인 오후 7시부터 10시에는 국무원의 비준 없이 해외 프로그램(영화·드라마·스포츠 등)의 방영을 금지하는 규정을 발표했다. 해외 TV 프로그램의 매일 방영시간이 해당 종류 프로그램 방영시간의 3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외국계 회사들의 지분 인수가 난관한 봉착한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구원 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 펀드매니저는 "CJ ENM이 스튜디오드래곤의 지분과, CJ 헬로비전 매각을 연계하려 해 LG유플러스와 거래가 잘 안풀리고 있다"며 "CJ 헬로비전을 높은 가격으로 팔려해 스튜디오드래곤, CJ 헬로비전을 따로 거래했을 때보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