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의원 "자금중개기능 회복해 생산유발, 일자리 확대해야"
[서울=뉴스핌] 류태준 수습기자 = 시중은행이 시행한 기업 대출 중 부동산 담보 대출이 절반을 넘었다. 반면 신용대출은 줄었다. 문재인 정부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며 기업 생산부문으로의 자급공급을 독려했지만 은행은 보수적인 영업 행태를 바꾸지 않은 셈이다.
[ 자료 = 김병욱 의원실 ] |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금융감독원과 은행들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은행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14개 일반은행이 기업에 빌려준 돈 중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은 302조4000억원으로 전체 기업대출(586조원)의 51.6%를 차지했다. 지난 2010년말 기업대출 중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은 33.7%였지만, 이후 8년여 동안 비중이 점점 높아져 절반을 넘겼다.
지난 9년 동안 기업대출에서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절반을 넘긴 경우는 처음이다. 가계만이 아니라 기업도 부동산을 담보로 잡히지 않고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은행들이 가계 뿐 아니라 기업부문에도 담보대출을 선호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기업대출에서 부동산담보대출이 증가하는 이유에는 은행이 개인사업자대출을 크게 늘린 것과 연관돼있다. 부동산담보대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던 개인사업자대출 양상이 대·중소기업 부문으로 확산된 것이 영향을 줬다.
14개 은행에서 전자 철강 등 생산유발효과가 큰 제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30.9%에서 올해 6월 28.9%로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망한 기업이 신기술 도입이나 공격적 투자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 해도 신용만으로 은행 대출을 받기는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가계대출 중 71.0%를 차지한 주택담보대출을 더하면 전체 은행대출 중 부동산담보 은행대출 비중은 61.7%로 지난 2010년 이후 사상최고치다. 한 지방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이 사이 900% 늘었다.
이에 반해 기업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급격히 떨어졌다. 2010년말 전체 기업대출 404조원 가운데 신용대출은 209조원으로 51.7%를 차지했지만, 올해 6월말에는 전체 586조원 가운데 198조원으로 비중이 33.8%로 낮아졌다. 줄어든 금액만 11조원에 이른다.
김병욱의원은 “은행들이 생산적 부문에 대한 자금공급을 확대해야만 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다”며 “은행대출의 심각한 부동산 편중을 개선하는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ingj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