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봉작 '미쓰백'서 전과자 출신 백상아 열연
"이질감 없애려 노력…변신보다는 작품에 집중되길"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사람이 저와 같은 마음이 들었으면 했어요. 그래서 힘든 작업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행복했고 개봉하는 지금은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죠.”
배우 한지민(36)이 신작 ‘미쓰백’으로 극장가를 찾는다. 오는 11일 개봉하는 ‘미쓰백’은 아동학대 실화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미쓰백이 자신과 닮은 아이 지은을 만난 후 지은을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한지민이 맡은 역할은 미쓰백 백상아다. 어린 나이에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여자, 세상 누구도 믿지 않고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외롭게 사는 여자. 미쓰백으로 돌아온 한지민을 지난 2일 서울 종로구에서 뉴스핌이 만났다.
[사진=BH엔터테인먼트] |
“감성이 충만한(웃음) 새벽 4시에 시나리오를 읽었어요. 그냥 쭉 읽었는데 대본 같지 않더라고요. 이지원 감독님 필체가 너무 섬세하고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죠. 뭐랄까, 진짜 눈앞에서 어떤 일을 목격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더 화가 났고 지은이와 상아를 보듬어 안아주고 싶었죠. 여운이 남은 그 상태에서 바로 출연하겠다고 결정했어요.”
단박에 출연을 결정했지만,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알려졌다시피 백상아는 대중이 아는 한지민의 모습, 대중이 좋아하는 한지민의 이미지와 간극이 크다. 물론 그건 누구보다 한지민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5~10분 안에 관객이 상아에 몰입하지 못하면 실패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영화 '미쓰백' 스틸 [사진=리틀빅픽처스] |
“그래서 첫 번째 목표가 이질감을 없애는 거였어요. 등장부터 설득력이 있어야 했죠. 사실 저와 닮은 모습이 많지 않고 온전히 체험해보지 못한 삶이라 감정적으로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감독님과 상아의 전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그걸 토대로 이미지적인 것들을 구축해나가기 시작했죠. 담배를 실제로 피우거나 욕을 한 것도 같은 이유였고요. 감정처럼 행동에도 이질감을 주고 싶지 않았어요.”
외적인 변화에도 망설임은 없었다. 백상아에게 조금 더 다가가고자 머리를 탈색했고 맑고 투명한 피부에 잡티와 다크서클 등을 잔뜩 그려 넣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반사판이 있어 할 곳에는 화사함을 없앨 검은 판이 자리했다.
“제 얼굴 특성상 상아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나지 않았죠. 그래서 탈색을 했어요. 뿌리는 자란 것처럼 두고요. 옷은 감독님과 의견 차이가 있었는데 곧 설득당했죠(웃음). 분명 상아는 세상 모든 사람에게 방어벽이 있었을 거고 그걸 ‘건들지 마’란 이미지로 표출했을 거예요. 그래서 빨간 립스틱 등 메이크업이나 의상으로 보여줬죠. 삶을 거칠게 살아온 친구라 잡티나 다크 서클 등도 그려 넣었고요.”
[사진=BH엔터테인먼트] |
내외적으로 파격적인 모습. 하지만 여러 차례 강조했듯 변신을 위한 선택은 아니었다. 이 영화가, 그의 출연이 사회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제도적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다면 한지민으로서는 더 바랄 것이 없다.
“물론 우려했던 부분이라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감사해요. 하지만 포인트가 그건 아니에요. 어찌 됐건 뉴스보다는 영화로 이런 사건을 다루면 이슈화가 될 테고 그렇게 조금이나마 사회적 변화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죠. 시작도 그랬고 지금도 그 마음이 커요. 그만큼 소중히 만들었으니까 관객도 온전히 이야기에 들어가서 봐주셨으면 하죠. 그게 또 제가 바라는 배우의 모습이기도 하고요. 어떤 작품을 했을 때 온전히 작품 이야기만 나올 수 있는 배우. 그만큼 모두가 스토리에 푹 빠질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