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의미인 불처분 비율 2007년 이후 상승 추세
전문가들 “통고제도 활성화되며 불처분 비율도 높아져”
[서울=뉴스핌] 이학준 수습기자 = 소년범죄 사건의 ‘무죄’ 격인 불처분 비율이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07년 소년법 개정 이래 최고치다. 그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경찰과 검찰의 수사 없이 학부모가 법원에 사건을 접수할 수 있는 ‘소년 통고 제도’의 활성화를 꼽고 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주범 김모양과 공범 박모양이 지난해 11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첫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핌 DB] |
지난 10년 간 가정법원 및 지방법원 소년부의 소년보호처분 결과 통계에 따르면, 무죄나 다름없는 불처분 결정 비율은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불처분 비율은 전체 사건의 5.8%(2,056)에 불과했으나, 매년 증가해 2014년에는 7.4%(2,543건)까지 올랐다. 이후 7%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에는 사상 최고치인 8.7%에 달했다.
현행법상 가정법원과 지방법원 소년부는 범죄를 저질러 송치된 미성년자에 대해 보호처분과 불처분 결정 등을 내릴 수 있다. 감호위탁·보호관찰·소년원 송치 등이 보호처분에 해당하고 불처분 결정은 사실상 ‘무죄’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불처분 비율이 높아진 이유 중 하나로 ‘통고 제도’ 활성화를 꼽는다. 통고제도란 범죄소년(14~19세), 촉법소년(10~14세), 우범소년(10~19세)을 발견한 보호자 또는 학교장 및 사회복리 시설장이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사건을 접수할 수 있는 제도다.
일반적으로 경찰이나 검찰은 전문적인 법리적 판단을 거친 뒤 사건을 송치하고 기소한다. 반면 학부모나 학교장은 충분한 법적 검토 없이 사건을 접수해 법원에서는 불처분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찬걸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007년 소년법 개정 이후 통고제도가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학부모나 학교장은 법적인 지식이 부족해 통고로만 재판이 이뤄지는 경우 불처분 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보호처분 중 가장 무거운 처분인 소년원 송치(9호, 10호) 처분 비율은 지난해 7%(1,728건)로 5년 전 6.5%(2,375건)와 비교해 뚜렷이 증가하거나 감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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