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정경두 장관 후보자 위장전입 논란 "송구스럽다"
이재갑 다운계약서·성윤모 논문 표절·진선미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유은혜 교육부‧정경두 국방부‧이재갑 고용노동부‧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0일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재차 도마에 올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공약으로 △위장 전입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부동산·주식 투기 △논문 표절 등 5대 비리 관련자를 고위 공직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기존 인사배제 원칙을 다소 완화하는 대신 음주운전과 성관련 범죄를 추가한 '7대 배제 원칙‘을 새로 내놨다. 위장전입은 2005년 7월 이후 부동산 투기나 자녀 학교 배정 관련으로 2건 이상일 때 인선에서 배제키로 했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에서 대다수 후보자에게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당초 청와대는 "장관 후보자 5명 가운데 '7대 인사 원천 배제' 사유에 해당하는 후보자는 없다"고 공언했지만, 청문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이런 호언장담이 무뎌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2018.09.19 yooksa@newspim.com |
◆ '진퇴양난' 이재갑 고용장관 후보...다운계약서 작성, 부동산·주식 투기 등 줄줄이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가 이재갑 고용부 장관 후보자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0년 서울 강남구 방배동 아파트를 3억7000만원에 매입하면서 계약서에는 매매가를 1억5000만원대로 명시했다. 취득세·등록세 등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다운계약서 작성, 논문표절 등 7대 원칙을 공직임용 배제 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다운계약서 작성을 통한 세금 탈루도 문재인 정부 인사 7대 배제 기준에 들어가는데, 본인 스스로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당시에는 다운계약서가 관행적이었다”며 “이 사안을 최근에 인지할 정도로 당시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결과적으로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7대 원칙 중 하나인 부동산‧주식 투기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었다. 그는 지난 6월초 에이비엘(ABL)바이오의 비상장 주식 16주를 2080만원(주식 1주당 130만원)에 매입했고, 해당 업체는 같은달 말 1주를 100주로 늘리는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후보자는 이로 인해 1300만원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장외주식이 상장을 하면 몇 배의 시세 차익이 생기는데, 그것을 알고도 비도덕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며 "상류층끼리 주식 놀음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는 "시세 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판단은 있었다"며 "당시에는 민간인 신분이어서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공직자 신분으로 책무를 다하기 위해 매입한 가격 그대로 되팔았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하고 있다. 2018.09.19 yooksa@newspim.com |
◆ 야권 '집중포화', 유은혜 교육장관 후보..."진심으로 사죄" 거듭 머리 숙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수많은 의혹 중 위장 전입이 눈에 띈다. 유 후보자는 딸을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1996년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주소지를 서울 중구 정동 대한성공회 사택으로 뒀다. 실제로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거주했기 때문에, 당연히 위장전입 의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 후보자는 위장 전입 사실을 인정하며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더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위장 전입 문제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지난 1999년 공군본부에서 근무하며 관사에 살았지만, 신고지는 정 후보자의 처형이 살았던 것으로 알려진 서울 목동의 한 아파트였다. 2000년 처형이 이사하자 함께 주소지를 옮겨 사실상 위장전입이 2차례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1998년 연말부터 계룡대에서 근무하면서 1999년 2월과 2000년 6월 주소지를 서울 소재 아파트에 둔 사실이 있다"며 "군인이라는 직업으로 인해 근무지를 자주 옮겨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주소지를 서울 인척 집에 둔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논문 표절도 지적받았다. 정 후보자가 2002년 2월에 제출해 통과한 한남대 경영대학원 석사 논문 '항공기 산업 현황과 발전 방향에 관한 연구' 중 일부가 1999년 박모씨의 논문과 일치한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정 후보자는 "논문 인용을 많이 했고 각주를 정확히 표시하지 못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경두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굳은표정을 하고 있다. 2018.09.17 yooksa@newspim.com |
◆ 청문회서 일상화된 '논문 표절' 학위 취득...정경두·성윤모 비껴가지 못해
논문 표절 문제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정유섭 한국당 의원은 성 후보자가 1987년 서울대 행정학과 석사학위 논문 ‘과학기술 연구개발체제의 분석과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에서 정부 발주용역 보고서와 다른 논문 등을 출처 표기 없이 인용한 부분이 다수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1986년 과학기술처가 발간한 ‘과학기술연감’에 소개된 정부 정책방향을 서술어만 바꿔 자신의 의견인 것처럼 제시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진선미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넵코어스 주식 관련 공직자윤리법 위한 의혹이 붙었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은 진선미 후보자가 직무관련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의무를 규정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하고 해당 사실을 고의로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진 후보자는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2016년 6월 13부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예결위는 국회 모든 상임위와 관련이 돼 있는 만큼 진 후보자와 모친은 공직자윤리법 14조4에 따라 1개월 이내 해당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 신탁해야 한다. 이를 원하지 않을 경우 인사혁신처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로부터 ‘직무관련성 없음’ 결정을 받아야 하지만 진 후보자 및 모친은 별도 조취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진 후보자 청문회준비단 측은 “당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에서 보유 주식 및 회사와 관련한 예산심사를 전혀 한 바 없다”며 “보임 이후 즉시 직무관련성 심사를 받지 못한 점에 대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성윤모 산업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2018.09.19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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