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및 양산 마쳐...개발 안됐으면 섞을 수도 없어"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SK이노베이션은 올해 3분기 중 NCM811 배터리를 양산, 전기차에 적용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에 대해 "기술개발과 양산은 마쳤으나 시장의 니즈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기수 SK이노베이션 셀개발 팀장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P&S타워에서 열린 'SNE리서치 KABC 2018'에서 "NCM622 대비 811은 에너지 용량이 많이 올라간다"며 "고객사들이 그 정도 용량은 필요 없어해 용량대를 맞춰 블렌딩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NCM811 양극재에 NCM111이나 523, 622를 섞으면서 에너지 밀도를 맞춰가고 있다"면서 "만약 811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섞을 수도 없다. 확실한 건 811이 생산 중에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NCM811 개발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배터리 연구실. [사진=SK이노베이션] |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NCM811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며 충남 서산 배터리 제2공장에서 양산해 올해 3분기 중 전기차에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고 고가의 코발트 함량을 줄여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전략이었다.
NCM811은 니켈, 코발트, 망간의 비율이 8:1:1인 배터리로, 현재 대부분 배터리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는 NCM622(니켈:코발트:망간=6:2:2)에 비해 니켈 비중을 높이고 코발트를 줄인 게 특징이다. NCM 811 적용시 주행거리가 100km 이상 늘어나며 비싼 코발트 비중이 낮아져 생산 원가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서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배터리가 순수 NCM811이 아닌 NCM811과 NCM111 등의 양극재를 혼합, 중간 정도인 NCM622 수준의 성능인 것으로 알려지며 SK이노베이션이 NCM811 개발에 실패한 것 아니냔 의문이 제기됐다. 전기차에 NCM811 양극재를 적용하는 데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업계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단기간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거란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순수 NCM811을 개발했고 양산까지 했다"며 "다만 우리(SK이노베이션)가 배터리를 공급하는 차량 중에는 NCM811이 적용될 수 있는 주행거리 500km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차량 설계상 NCM811을 공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그래서 고객사와의 협의를 통해 블랜딩 해 622 정도로 맞춰서 공급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아직까진 순수 NCM811이 적용되는 차량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올 하반기 NCM811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공급할 계획이었으나 현재는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ESS도 하려고 하면 할 수는 있는데 현재 생산능력으로는 전기차 배터리 공급으로도 빠듯한하다"며 "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