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롯데쇼핑 신용등급보다 낮게 평가
면세점 사업 등 실적 부진...호텔롯데 상장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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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롯데그룹 계열인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회사채 시장에서 '찬밥' 신세다. 신용등급이 각각 AA, AA+이지만 거래되는 회사채 가격은 한두단계 아래인 AA-수준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의 실적이 부진해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호텔롯데 상장이 신동빈 회장 구속으로 무기한 연기되면서 재무상황이 나아질 가능성이 봉쇄된 것도 이유라는 설명이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회사채시장에 따르면 최근 호텔롯데(AA0)의 회사채 금리는 2.411%로 한 등급 아래인 AA-등급 민평금리 2.379%를 크게 웃돌고 있다. 롯데쇼핑(AA+) 회사채 금리 역시 2.402%로 두 등급 아래인 AA- 금리보다 높다. 시장 금리로만 보면 두 계열사 모두 AA-등급과 A+사이에 위치해 있다.
면세사업 등 사업구조가 비슷한 호텔신라(AA0) 회사채 5년물이 등급민평인 2.52%보다 낮은 2.471%로 평가받는 것과 비교된다. 현대백화점(AA+) 회사채 3년물이 등급민평 2.27% 보다 낮은 2.178%에 거래되는 것과도 구별되는 양상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사진=뉴스핌] |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4일 'BIR(신용상태를 시장에서 평가한 수익률, Bond Implied Rating)이 신평사 신용등급을 하회하고 있는 리스트'를 공개했다. 이 리스트에 호텔롯데, 롯데쇼핑이 포함됐다. 롯데카드도 AA0 등급이나 AA-로 거래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 호텔롯데, 오너 구속으로 상장 지연...자금수혈 통로 막혀
호텔롯데 회사채의 시장가격 하락은 추가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롯데 개별민평은 이미 등급하락 가능성을 염두해 둔 상황을 반영한 수준으로 상승해 있다"면서 "호텔롯데 재무비율은 등급 하향조치에도 불구, 추가적인 등급하향 트리거에 걸려있다"고 진단했다.
호텔롯데는 지난해 영업손실 843억원, 당기순손실 299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흑자전환했지만 영업이익률은 0.9%에 불과했다. 한신평과 한기평은 지난해 12월 호텔롯데 신용등급을 AA+에서 AA0 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신평사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호텔롯데 기업공개(IPO)로 일본 지분을 낮추길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신 회장이 구속돼 추진 동력을 상당부분 상실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한투증권 김 연구원은 "중단됐던 IPO는 호텔롯데의 최근 실적 부진으로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IPO가 실현되더라도 2016년 당시 예상했던 3조~4조원의 현금 유입은 힘들 것으로 보여, 큰 폭의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한신평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 5월 신용평가 보고서를 통해 "IPO 차질, 부진한 현금 창출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이 지연될 경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텔롯데 매출 비중은 호텔사업 11.40%, 면세사업 83.59%, 월드사업 4.60%, 리조트사업 0.40%, 골프장사업 0.26% 등이다.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면세점 사업은 악화 일로에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제주공항, 지난 6월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지난달 김포공항 등 면세점 입찰에서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 "롯데쇼핑, 연말까지 재무구조 개선 안되면 등급하향 확실"
롯데쇼핑은 지난해 206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22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인해 올해 말까지 재무개선이 안되면 신평사들이 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1년 전부터 등급 하락 얘기가 계속 나왔다"면서 "롯데쇼핑 회사채는 중국에서 1조~2조원 손실났다는 소문으로 인기가 많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분기 중국 대형마트 청산 충당금으로 1500억원을 소진했다. 롯데쇼핑은 현재 중국에 12개 대형마트를 운영중이다. 이중 4개점은 매각계약 완료, 나머지 8개점은 연내 폐점이 결정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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