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현장] 변함 없는 검찰… 담담히 호소한 신동빈

기사입력 : 2018년08월29일 19:00

최종수정 : 2018년08월29일 19:00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신동빈 회장은 그룹을 실질적으로 총괄하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가족들이 불법적인 이득을 취하는데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자신의 사익을 추구했다. 대한민국에 재벌을 위한 형사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신 회장이 납득하기 어려운 낮은 형량을 선고받는 일이 되풀이되지 않길 바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항소심 마지막 공판이 열린 29일 오후 3시 20분, 검사 측이 단호한 어조로 징역 14년을 구형하자 뜨거운 공기로 뒤덮인 서울고등법원 312호 법정안이 잠시 술렁였다.

다소 긴장한 모습으로 구형 이유를 듣던 신동빈 회장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변호인단도 굳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29일 오후 2시 10분부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씨,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등 피고인 9명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공판은 롯데 총수일가 경영비리와 국정농단 사건이 병합돼 진행됐다. 공판 시간이 되자 입고 있는 검정색 양복이 다소 커보일 정도로 부쩍 핼쑥해진 모습의 신 회장이 흰 봉투를 들고 재판정에 들어섰다.

피고인석 앞줄에는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빈 회장이, 그 뒤에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서미경씨가 착석했다. 뒷줄에 수의를 입은 신영자 이사장은 안절부절 못한 채 서성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각 변호인을 옆자리에 대동한 총수일가 사이에는 신 명예회장의 알 수 없는 중얼거림만 있을 뿐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이날 재판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신 명예회장은 재판부의 물음에 제대로 답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안 좋아보였다. 자녀가 몇인지 묻는 질문엔 “아들 있고 딸은 하나”라고 웅얼거렸다. 신 명예회장은 슬하에 신영자·신유미 두 딸을 두고 있다.

20여 분간의 심문이 끝나고 신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문제로 주치의와 퇴정하자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서미경 등 총수일가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서 신 명예회장의 뒷모습을 응시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 수감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이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8.29 yooksa@newspim.com

이후 속행된 공판에서 검찰은 “신 회장은 배임과 횡령 혐의를 적극 주도하고, 그룹 계열사의 이익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매달 이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며 “(신 회장은) 이번 사건의 최대 수혜자로, 매우 엄격한 형사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 회장 변호인 측은 “이번 사건에서 피고인의 혐의는 제3자 뇌물공여, 횡령, 배임 등 3가지로 해당 공소 사실 모두 피고인이 만들어 낸 구조가 아니”라며 “피고인의 행위는 소극적 행위로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변론했다.

이어 “우리가 그 자리에서 피고인 자리에 있었다면 다른 얘기를 할 수 있었을까 답답해지는 게 사실”이라며 “공으로 과를 막을 수 있는 기회를 베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변호인단의 변론이 진행되는 동안 신 회장은 일부 대목에서 고개를 끄떡이면서도 별다른 표정 변화를 보이진 않았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이날 검찰의 구형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저도 재판을 받는 입장에서 딱히 말씀드릴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황 부회장 역시 이날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신 회장은 이날 최후변론에서 “지난 2월 법정 구속된 이후 그동안 살아왔던 환경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10개월 동안 지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어떻게 하면 롯데그룹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다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과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그룹 회장으로 저희 그룹이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알고 사회적 지위를 다하는 것이 국민 여러분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국가 경제를 위해 그리고 그룹을 위해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이날 결심공판은 오후 6시30분께 종료됐다. 항소심 선고는 오는 10월 5일 오후 2시30분에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고 구속 수감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기 이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8.29 yooksa@newspim.com

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