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5G 통신이 왜 필요한가
데이터 통신에서 이동 자유도(Mobility)를 갖기 위해서는 전자파를 이용한 무선통신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스마트폰, 자율주행자동차, AR (Augmented Reality, 증강 현실), VR(Virtual Reality, 가상 현실) 기기들에는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김정호 카이스트 교수 |
그리고 이들 기기에는 UHDTV(Ultra High Definition TV) 수준의 영상 데이터를 보낼 만큼 최고 20Gbps 의 높은 데이터 전송 용량이 필요하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본 인프라 중의 하나가 5G 네트워크가 되고, 삼성전자와 중국의 화웨이(Huawei)가 이 새로운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현재 5G 통신 기술에서는 3.4-6GHz 전자파 주파수 대역과 28GHz 높은 밀리미터파(파장이 밀리미터 크기 대역) 전자파 주파수 대역이 후보가 되고 있다. 28GHz 대역을 사용하면 더 높은 데이터 전송 속도를 구현할 수 있지만, 밀리미터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적, 경제적 난관이 많이 있다. 밀리미터 대역에 필요한 송수신 기기용 반도체로는 실리콘 반도체로 구현하기 어려워 GaN 와 같은 새로운 고성능 화합물 반도체를 사용해야 한다. 생산성이 떨어져 비용이 증가한다.
또한 회로, 안테나, 전파 공간에서의 신호 손실이 급격히 증가한다. 따라서 무선 기지국 셀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 그러면 기지국의 개수가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밀리미터파 전자파는 전파 경로의 직진성이 매우 강하다. 따라서 중간에 물체가 가리면 무선 통신이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주파수가 10 배 높아지면, 기술적 난이도와 경제성이 약 100 배는 어려워진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당분간 5G 통신은 3.4-6GHz 대역에 머물면서 현존의 4G(LTE-Advanced) 기술을 확대 발전시켜 데이터 전송 대역폭을 높이는 시도를 계속할 것으로 본다.
5G 통신의 비법
3.4-6GHz 전자파 주파수를 사용하면서도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공간적 전자파 배치 설계’ 방법을 사용한다. 먼저 기지국 셀을 계층적으로 설치한다. 큰 반경의 셀은 저속의 4G(Macro cell) 가 담당하고 작은 반경의 5G 셀(Small cell)은 큰 데이터 전송 속도를 책임진다.
그리고 작은 크기의 5G 셀의 크기를 축소하고 숫자를 높인다. 결국 기지국 숫자를 키우고 셀 공간을 작게하여 더 많은 수신가에 큰 데이터 전송 용량을 제공하는 것이다. 각각의 셀은 타 셀과 분리해서 적은 전력으로 전자파를 사용한다. 그래서 간섭을 서로 줄이고 사용 빈도를 최대화 하여 주어진 전자파 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한다.
5G 통신 시스템의 4G 셀 구조와 5G 셀 크기에 따른 주파수 배분 개념도. [출처: KAIST] |
다음으로 사용하는 ‘공간적 전자파 배치 설계’ 방법이 전자파 3차원 공간 빔포밍 (Beam Forming)기술이다. 전자파 방사 모양을 3차원 공간에 설계해서 전자파를 공간의 일부분으로 집중해서 쏘는 방법이다. 5G 통신에서 지정된 수신기에만 전자파를 쏘아준다. 그래서 데이터 통신을 각각 수신기 마다 분리해서 전자파 이용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이 빔포밍 방법은 페트리어트 미사일과 같은 군사용 레이더에 사용되었던 기술이 이제 5G 에 사용된다. 빔포밍을 위해서는 이 안테나 수십 개 혹은 수백 개를 평면에 배열한 어레이 안테나(Array antenna) 를 사용한다. 수백 개의 안테나 각각에 공급하는 전류의 위상(Phase, 삼각함수의 위상 각도)을 조절하면 전자파를 좁고 가는 빔으로 만들 수 있다. 이 빔의 크기가 좁을수록 공간적으로 각각 다른 전자파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결국 ‘공간적 전자파 배치 설계’ 방법을 이용해서 공간적으로 전자파 환경을 셀과 빔으로 분리한다.
전자파 빔포밍을 위한 전자파 안테나 방사 패턴. [출처: RF CAFE] |
F16 항공기 앞에 설치된 빔포밍을 위한 군사용 위상 배열 안테나(Phase Array Antenna). [출처: Duotech Services] |
전자파는 배 고프다
결국 이러한 시도는 주어진 전자파 자연 환경에서 전자파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최대의 데이터 통신 속도를 구현하려는 인간의 시도이다. 그러나 점점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아지고 비용도 증가한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도 남은 핵심 응용처가 필요하다. 필자는 그 응용 분야가 실시간 AI (Real time artificial intelligence) 서비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시간 자율주행자동차, 실시간 외국어 통역, 실시간 사람 탐지 분야 등이 아닐까 한다. 전자파는 배고프다. 자연의 법칙을 깰 수는 없다. 다만 자연의 법칙을 존중하면서도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joungho@kaist.ac.kr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