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미국 국방부가 오는 11월 워싱턴에서 계획됐던 군사 퍼레이드(열병식)를 최소 내년까지로 연기한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국방부 대변인 롭 매닝 대령은 성명에서 "우리는 원래 이 행사를 2018년 11월 10일로 목표로 했지만, 이제 2019년에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열병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청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연기 사유는 불분명하지만 늘어난 열병식 비용 문제가 우려를 일으켰다며 이것이 한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의 설명에 따르면 미군 참전 용사를 기리고 1차 세계 대전 종전 100주년을 기념하는 이 열병식에는 9200만달러 가량이 소요될 수 있다. 백악관이 앞서 제시한 것보다 약 3배 많은 금액이다.
또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으로부터 예상 비용을 승인받지 못한 상태이며 추가적인 옵션이 포함되면 금액이 변경될 수 있다. 지난해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혁명 기념일' 열병식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국방부에 열병식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올해 초 백악관 예산국장은 열병식에 1000만~3000만달러의 세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비용 추정치가 왜 이렇게 늘어났는지, 추정치에 정확히 무엇을 포함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국방부는 지난 3월 메모에서 "탱크는 제외하고 차륜차량만 포함한다"며 "지역 인프라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열병식 계획은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국방부가 훈련과 인력 등의 비용을 충당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에서 비용을 투입해가며 군대와 무기를 보여주는 열병식을 개최하는 건 무리라는 이유에서다. 또 독재 정권을 연상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 연방 의원들은 1.9km 정도의 의회와 백악관 구간인 펜실베이니아 애비뉴(Avenue)에서 열병식을 개최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이 있다.
미국에서 열병식이 펼쳐지는 경우는 드물다. 보통 다른 나라는 전투 승리를 축하하거나 군사력 과시를 위해 열병식을 한다. 지난 1991년 미군 탱크와 수천명의 미군 병력이 걸프전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군대를 쿠웨이트에서 퇴각시킨 것을 기념해 워싱턴을 행진한 바 있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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