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외신출처 로이터

속보

더보기

北, ARF서 존재감 부각하며 '아군 만들기'…제재 공조에 '균열'

기사입력 : 2018년08월06일 14:03

최종수정 : 2018년08월06일 15:52

北, ARF서 11개 국가·기구와 회담…작년과 큰 대조
폼페이오, 각국에 제재 이행 압박…中 "北에 경제 지원하겠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김은빈 기자 = 북한이 지난 3~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작년과 다르게 각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잇따라 진행하면서다. 비핵화에 앞서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요구하는 북한이 '아군 만들기'에 나선 모양새였다.

하지만 이런 요구에 앞서 '비핵화 실행'을 우선시하는 미국과는 별 다른 접촉이 없었다. 회의 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인사만 나눴을 뿐이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개별 회담도 거부했다.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 사회의 균열이 부각된 자리였다.

리 외무상은 지난 3~4일 ARF에서 캄보디아와 라오스,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 유럽연합, 미얀마, 뉴질랜드 등 총 11개 국가·기구와 회담했다. 국제 사회의 제재로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하고 아세안(ASEAN) 의장국이었던 필리핀과 회담하는 데 그쳤던 작년과는 크게 다른 분위기다.

아사히신문은 6일 북한 대표단 관계자를 인용해 실제로는 더 많은 나라로부터 회담요청이 있었으며, 회의장에서 직접 북한에게 회담을 요청하는 곳도 몇 군데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는 "시간이 부족해 회담대신 서서 이야기를 나눈 나라도 있었지만, 전부 (대화를) 실현하진 못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로이터=뉴스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4일 오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리트리트(비공식 자유토론) 포토타임에서 강경화 외무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환한 표정으로 악수를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2018.08.04

리 외무상은 일정 첫날부터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을 시작으로 아세안 우방국인 베트남과 라오스 등 7개국과 양자 회담을 열어 제재 완화 등의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사일 시설 해체 등 핵 문제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제재가 완화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명하며 도움을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반도 종전선언 논의에 적극적이지 않고 제재만 고집하는 미국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리 외무상은 4일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한 AFR 회의 연설에서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 내에서 수뇌부의 의도와 달리 낡은 것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들이 짓궂게 계속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 측의 신뢰 구축 조치가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리 외무상과 평행선을 달렸다.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실행 우선'을 주장하며 핵 시설 신고 및 비핵화 프로세스의 구체화를 요구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의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세안 국가들에 대북 제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기까지 "외교적·경제적 압박을 계속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번 ARF에서 주목받았던 북미 외교장관 간 개별 회담은 불발로 끝이 났다. ARF 전에도 이번 포럼에서 미북 양자회담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지만, 양측이 이같은 첨예한 입장을 재확인함에 따라 제재와 비핵화를 둘러싼 미북의 갈등은 더 벌어진 모습이 됐다. 양측의 만남은 회의 시작 기념 촬영에서 말을 주고 받으며 미국 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는 데 그쳤다. 강 장관도 리 외무상과 회담을 갖지 못했다.

◆ 중국 "앞으로도 북한 경제 위해 지원하겠다"

이번 ARF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을 받아들이는 국제 사회의 분위기는 대북 제재를 만장일치로 찬성했던 작년 기류와 크게 다른 모습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북한으로 상품을 밀반출하고, 러시아가 북한 회사와 합작사업을 허용하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중국은 이에 직접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러시아는 이런 주장을 부인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오히려 대북 제재 완화를 함께 주장했던 중국과 북한의 유대가 이번 ARF를 통해 더 강해졌다. 작년만해도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통한 도발에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회담에서 "중국은 앞으로도 북한 경제를 위해 가능한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ARF에서 러시아의 대북 관련 발언이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러시아 역시 제재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알란 카에타노 필리핀 외교장관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험 등으로 북한이 다른 국가와 갈등을 겪었던 작년 회의와 달리 "분위기가 분명히 다르다"며 북미 정상회담 이후 각 회원국이 북한에 우호적인 태도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리 외무상은 오는 7일 이란을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문은 미국이 이란 제재 복원을 앞둔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더 관심을 끌고 있다. 이란 국영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회동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유엔은 양국의 긴밀한 관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유엔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북한 무기 거래상이 테헤란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힌 한편 양국의 미사일이 흡사한 구조로 설계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오는 6일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지속되도록 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제출한 '대북제재 면제 가이드라인'이 승인될지 관심이 쏠린다.

앞서 AFP통신은 지난달 미국 정부는 각국 정부와 지원 단체가 대북 제재 면제를 유엔 안보리에 요청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명시한 안건을 제출했다며 오는 6일 미국의 가이드라인을 승인할 전망이라고 보도헀다.

 

bernard020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