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위원장·김용태 사무총장 등 20여명 참석
권양숙 여사와의 30분간 면담 시간 갖기도
김병준 위원장 "우리 사회 통합 향해 가야"
당내 비판 목소리도...현장에선 소란 없어
[김해=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위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방문했다. 공식 추도식이 아닌 기간에 한국당 지도부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방문하는 것은 3년 반만의 일이다. 지난 2015년 2월 김무성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대표가 봉하마을을 찾은 후 처음이다.
이례적인 당 지도부의 행보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러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노무현 정신을 따른다"는 비판이 나왔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김 위원장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 자체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이날 현장에서 참배 반대시위와 같은 큰 소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오후 3시경 현장에 도착하자 봉하마을을 방문한 일부 참배객들이 김 위원장 사진을 찍거나 곁에서 지켜볼 뿐이었다.
묘역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한국당 대표가 이곳에 오는 것이냐"고 연신 물으며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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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3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2018.07.30 jhlee@newspim.com |
김 위원장은 도착 직후 미리 나와 있던 김해시도당 당협위원장 및 시·도의원들과 함께 헌화 및 분향에 나섰다. 노 전 대통령이 묻혀있는 너럭바위 앞에서도 2분여간 묵념했다.
김 위원장 개인적으로는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은 7년여만이다. 지난 2011년 서거 2주기 이후 방문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더운 날씨에 땀을 흘리면서도 오랜만에 찾은 묘역이 낯선듯 관계자에게 묘역에 대한 이런저런 질문을 했다.
오랜만에 이뤄진 김 위원장의 이례적인 행보는 통합과 화합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한 정치 행보로 풀이된다.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의 일환이라고는 하나, '수구'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는 계산이 담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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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30일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방명록을 남겼다. 2018.07.30 jhlee@newspim.com |
실제 김 위원장은 이날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참배 직후 30여분간 권양숙 여사와의 면담을 진행한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국민 모두가 다 함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면서 "(당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충분히 나올 수 있지만 우리가 국가를 새롭게 해 나가야 할 상황이니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권양숙 여사와의 면담 시간에도 껄끄러운 얘기는 일체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권 여사님과) 정치적 얘기는 하지 않았고 중국 갔다오신 얘기, 손자 손녀 얘기 등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가족을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바 있다.
연일 '국가주의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도 소통할 의사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아침에 회의 시간이 짧아서 구체적으로 영수회담에 대해 얘기를 다 하지 못했다"면서 "단독 영수회담이든, 다른 형태의 토론이든 원칙적으로 서로가 이야기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5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방문했을 때처럼 '모두, 다 함께 잘 사는 나라'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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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김용태 사무총장, 홍철호 비서실장 등 한국당 관계자들이 30일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너럭바위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2018.07.30 jhlee@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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