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약 7000만불 정비유보금 인하우스 축적 가능... 현금흐름 긍정적
성장성·펀더멘탈 건재... 꾸준한 우상향이 목표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코스피 상장을 앞둔 티웨이항공이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낮은 공모가에 풀이 죽었다. 매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국내 LCC업계가 최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치솟는 유가 등 잇따른 악재로 업황이 침체된 탓이 크다.
올해 초 최대 1조원 시총까지 기대하던 티웨이항공은 갑작스러운 업황 침체가 안타깝다는 분위기다. 다만 상장으로 인한 회사 신용도 향상 등 메리트가 많은 만큼 낮은 공모가가 오히려 긍정적이 될 수도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7~18일 기관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 밴드 1만4600~1만6700원을 하회하는 1만2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김형이 티웨이항공 경영본부장 상무는 "올 초까지만 해도 밴드가 1만8000~2만원이었는데 최근 유가, 환율 여건이 안좋아졌고 주관사에서도 현재 시장을 반영해서 공모가를 조정해야겠다고 제시해 6월 재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티웨이항공은 홍콩과 싱가폴 등에서 상장을 앞두고 해외 로드쇼를 진행했다. 하지만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반응도 냉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홍콩 기관투자자는 "티웨이항공의 공모가 산정이 현재 진에어 등 피어그룹에 비해 높은 상태다. 밸류에이션 대비 주가 메리트가 없어 대부분 투자자들이 관심이 적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기상장한 LCC항공사 진에어의 경우 지난 4월 말 시총이 9555억원에 육박했으나 3개월이 지난 7월말 현재 7230억원으로 약 24% 증발했다. 주가도 지난 7월4일 연고점 대비 35% 빠진 2만2300원을 기록한 이후 2만3~4000원 선을 맴돌며 지지부진하다.
계획보다 낮은 공모가가 산정되면서 티웨이항공과 신한금융투자도 고심이 많았다. 김형이 상무는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상장 철회에 대한 의견도 내부적으로 있었지만 시장과의 약속이고, 신뢰도를 지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상장을 진행키로 했다"고 답했다.
시장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자금조달 이외 부분에서 수지개선효과도 클 전망이다. 현재 티웨이항공은 리스한 항공기 20대에 대해 대당 25만불 가량의 정비유보금을 납입하고 있다. 연간 약 7000만불, 한화로 약 784억원 되는 금액이다.
김 상무는 "상장시 그만큼의 신용이 있다는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정비유보금을 인하우스에 축적할 수 있다. 이자 등 부가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을 다른 곳에 활용할 수 있어 현금흐름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회사 규모가 확대되면서 바잉파워가 세져 향후 유가 등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김형이 상무는 "상장 이후 영업이나 재무적인 부분에 대해선 자신이 있다"며 "흥행이 잘 안돼 실망스럽긴 하지만 기대감에 급등했다가 떨어지는 것보단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꾸준히 우상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의 냉랭한 수요예측 결과가 개인투자자들의 투심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항공주 주가가 폭락하면서 티웨이 공모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체감된 것 같다"며 "하지만 티웨이항공의 성장성이나 펀더멘탈을 감안하면 개인투자자들에겐 흥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