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ANDA칼럼] 술취하면 형량 낮춰주는 악습, 이젠 끊을 때

기사입력 : 2018년07월27일 16:05

최종수정 : 2018년07월27일 16:05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오승주 사회부장 =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이 눈길을 끄는 형법 일부 개정안을 27일 내놨다. 홍 의원이 발의한 형법 일부 개정안의 핵심은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질렀을 때 형의 면제나 일부 감경하는 현행 형법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치킨에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맥주를 함께 파는 프랜차이즈 창업자가 ‘술 취해 사고친 사람 봐주지 말자’는 법률 개정안을 낸 것을 보면 술이 가져오는 폐해가 어지간한 모양이다. 홍철호 의원은 굽네치킨을 창업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는 동생 홍경호 사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홍 의원이 개정을 주장하는 조항은 형법 10조다. 현행 형법10조는 ‘심신장애’에 대해 규정한다. 3개항으로 이뤄져 있다.

제10조 1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이어 2항은 ‘심신장애로 인하여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이다. 마지막 3항은 ‘(원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는 전 2항의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로 적혀 있다.

어려워 보이지만 내용은 단순하다. △완전하게 심신장애가 있는 사람은 벌을 줄수 없고 △범죄를 저지를 당시 심신장애 상태로 판단되면 형을 줄여주고 △범죄를 작정하고 술을 마셔 심신장애를 스스로 유발하는 경우에는 형을 감경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는 제10조2항을 적용받는다. 술을 마셔 ‘심신상실’이나 ‘심신미약’ 상태에 진입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법원이 판단하면, 행위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술에 취하면 변별력이 없거나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지고, 미약한 ‘심신장애모드’로 돌입하기 때문에 맨 정신에 ‘사고를 친 때’보다 벌을 덜 줘야 한다는 해석이다.

일명 ‘주취감경’(술을 마셨기 때문에 죄를 줄여준다)이다. 심신장애에 대한 법리는 형법상 책임주의다. 형법상 책임주의는 ‘책임없는 곳에 형벌없다’는 원리다. 책임이 없으면 처벌할 수 없고, 책임이 부족하면 처벌도 그만큼 가벼워야 한다는 것이다.

홍 의원이 제출한 일부 형법개정안은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질렀을때 오히려 벌을 더 줄수도 있는 조항의 신설이다. 감경대신 가중처벌이 중심이다.

실제 법원에서는 주취감경을 적용해 ‘술 마시고 친 사고’에 대해서 형을 줄여주는 판결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에서 8세 여아를 강간, 상해한 조두순 사건이다. 만취에 따른 심신장애 상태를 인정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12년형을 선고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대법원은 2011년 3월 음주나 약물에 따른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감경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으로 양형기준을 수정했다.

하지만 근본원인으로 지목되는 ‘술’과 관련한 주취감형 자체를 폐지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등장해 21만여 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에 대해 조국 민정수석은 “규정 자체를 삭제하는 것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취범죄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5월1일에는 주취자를 구조하던 중 폭행당한 소방공무원이 사망했다. 4월30일 광주 광산구에서 7명이 1명을 집단폭행한 광주집단 폭행사건도 음주 후 이뤄졌다.

홍철호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발생한 살인, 절도 등 5대 강력범죄 가운데 70만8794건(27%)이 음주상태에서 일어났다. 10건 가운데 3건이 술 때문에 빚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국회도 주취감경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정 법안을 5차례나 발의했다. 홍철호 의원이 가세하면 6번째다. 하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앞서 거론한 형법상 책임주의각 제기되며 논의가 중단됐다.

흔히 ‘술이 원수지 사람이 무슨 죄가 있냐’는 말을 한다. 아니다. 술은 죄가 없다. 냉장고나 선반 등에서 제자리를 지키며 가만히 있는 술을 마신 사람이 문제다.

이번에는 제대로 술 관련 형법 개정안이 결실을 맺기를 바란다. ‘술 취해 저지른 일은 괜찮다’는 그릇된 의식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자였던 홍철호 의원이 주폭(주취폭력자)에 시달리는 점주를 아끼는 마음에서 형법 개정에 적극 나선 것으로 믿고 싶다.

 

fair77@newspim.com

[관련키워드]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공무원 당직제' 76년만에 전면 개편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1949년 도입된 공무원 당직 제도가 76년만에 처음으로 전면 개편된다. 무인 전자경비장치 등 도입 여부에 따라 재택당직을 적극 도입하고, 인공지능(AI) 민원응대 시스템도 도입된다. 인사혁신처는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국가공무원 복무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24일 밝혔다. 당직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AI 당직 민원 시스템을 통한 신속한 민원응대가 이번 개정안의 핵심이다. 이번 개정안은 크게 재택당직 확대, 상황실 중심 당직 전환, 통합당직 운영, 인공지능 민원응대 도입 및 소규모 기관 당직 감축 등 4가지 측면에서 추진된다. 지방자치단체 당직근무 유형 예시[제공=인사혁신처] 우선 무인 전자경비장치와 통신체계가 마련된 기관의 경우, 인사처나 행정안전부와의 사전 협의 절차 없이 자율적으로 재택당직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또 기존 2~3시간이었던 사무실 대기시간은 1시간으로 단축된다. 외교부, 법무부 등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는 기관은 기존 당직실 대신 상황실에서 당직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정된다. 당직 부담이 큰 기관은 인력 보강이나 인원 조정이 가능하게 했다. 같은 청사나 인접 지역에 위치한 여러 기관은 협의를 통해 당직 운영을 '통합'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전청사 내 8개 기관이 각각 1명씩 당직을 서던 기존 방식 대신, 앞으로는 3명의 통합당직 근무자가 8개 기관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야간이나 휴일에 전화 민원이 빈번한 기관에는 AI 당직 민원 시스템이 도입된다. 민원은 국민신문고로 연계하고, 화재나 범죄는 119·112 신고로 연결된다. 긴급 사안은 당직자에게 직접 연결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이외에도 24시간 상황실 운영 기관의 일반 당직이 폐지되면 공무원들이 본연의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사처는 연간 약 169억~178억원 규모의 예산 절감 효과와 함께 356만 근무시간이 추가 확보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동석 인사처장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비효율적인 당직 제도는 공무원들의 불필요한 업무 부담을 가중하고 공직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이라며 "실태조사와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 만큼, 공무원들이 업무에 더욱 집중하고, 국민에게 보다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11-24 12:00
사진
카카오톡 '친구탭'-목록형 중 택일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카카오톡의 대표 기능 중 하나인 '친구탭'이 다음 달부터 기존의 목록형 방식 UI(사용자 인터페이스)로 다시 이용 가능해질 전망이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내부 테스트를 거쳐 다음 달 정식 업데이트에서 두 가지 UI를 동시에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용자는 현재 적용돼 있는 소셜미디어형 친구탭과, 기존처럼 단순하게 친구 목록만 표시되는 목록형 UI 중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 9월 경기도 용인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린 'if(kakao)25' 컨퍼런스 현장.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기조연설을 통해 카카오톡 개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당초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달 안에 기존 UI 복구를 마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지만, 카카오는 안정성 확보 및 일부 기능 보완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업데이트 시점을 한 달가량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친구탭 개편은 지난 9월 23일 열린 개발자 행사 '이프 카카오(if(kakao)25)'에서 공식 공개됐다. 당시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는 "프로필이 단순한 정보 표시에서 벗어나 개인의 취향과 일상을 담아내는 형태로 확장될 것"이라며 새로운 방향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개편 직후 사용자 불만이 급격히 늘었다. 피드 형식의 화면이 메신저 본래 기능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과 함께 광고 노출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실제로 개편 이후 카카오톡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이용자 평점이 1점대까지 떨어지는 등 서비스 신뢰도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이용자 불만이 이어지자 카카오는 결국 연내에 기존 UI를 되돌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역시 이달 7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용자 의견을 바탕으로 친구탭 개편을 포함한 전반적인 서비스 개선을 지속해 나가겠다"라고 언급하며 기존 방향 수정 의지를 재확인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4분기 내 목록형 친구탭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라며 "이용자 편의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계속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cn05002@newspim.com 2025-11-23 14:21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