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리스크 완화·자신감 상승 위한 대화와 행동 필요"
지난 3월 공동성명 보다 구체적이지만 해결책은 아냐
美 "관세·장벽 등 철폐 없으면 관세 부과 예정대로"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경제수장들이 이틀간 열린 주요국가(G)20 회의 마지막날인 22일(현지시간), 미국발 무역 긴장감을 완화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보도했다.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가 21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막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주요 20개국 경제수장들은 21일, 22일 이틀간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세계 무역과 지정학적 긴장이 경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내용의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마지막날인 22일, 이같은 요구를 담은 공동성명이 나왔다.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경제 성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무역 긴장감으로 중단기 경기침체 위험성이 늘었다고 경고했다. 성명에 따르면 G20 수장들은 "특히 일부 선진국에 대한 재무적 취약성 증가, 무역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세계 불균형, 불평등과 구조적으로 약한 성장세"를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리스크를 완화하고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대화하고 행동을 취할 필요성을 인정한다"란 다소 폭 넓은 성명에 합의했다.
이는 지난 3월에 발표된 이전 성명인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한다"보다는 구체적이고, 언어 표현이 강화됐다. 스콧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최근 공동성명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매우 긴박한 상황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주말 회의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34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이 발발한 후 이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20일, 5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위협했다. 중국이 현지 미 IT 기업들에 대한 기술 이전을 중단하고, 중국 회사들에 대한 보조금과 합작투자 정책에 주요 변화를 주지 않는다면 예정대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스티븐 므누신 장관은 G20 기자회견서 중국 재무장관과 실질적인 무역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그들이 자리에 앉아 의미있는 변화에 대해 협상하고 싶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 회의 성과에 회의적인 G7
므누신은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 일본과의 무역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주요 7개국 동맹국들이 관세, 비관세 장벽, 보조금 등을 철폐하라는 미국의 요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음주 장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회 위원장과 무역 회담에서 이를 언급할 거라고 말했다.
빌 모르누 캐나다 재무장관은 장벽 철폐가 "훌륭한 아이디어"이고 "열망적인 목표"라고 말했지만 역사적인 미국과 경제적 차이로 인해 실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브뤼노 르 메르 재무 장관은 EU와의 통상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미국은 우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고 자동차 관세 부과에 대한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치 EU 경제분과위원장은 기자들에게 회의가 긴장되지는 않았지만 무역에 있어서 확고한 입장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모스코비치는 "우리는 상호 '듣기 모드'에 있었고 이것이 무언가의 시작이길 바란다"며 "하지만 입장들은 서로 다 비슷한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멕시코와 캐나다 재무 장관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 합의 수개월 후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럽연합기 [사진=로이터/뉴스핌] |
◆ 화가 난 EU, 그러나 '묘책 없어'
트럼프는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수입 관세를 부과해 동맹국들을 분노케 했고 결과적으로 EU, 캐나다의 보복 관세를 야기했다.
유럽의 자동차 관세 10%를 비판하는 트럼프는 자동차 수입에 25%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데 발효되면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유럽과 일본에 가장 크게 강타할 예정이다. 므누신 장관은 유럽과 일본이 미국산 자동차 관세, 비관세 장벽, 보조금 등을 철폐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므누신은 G20 회의에서 트럼프의 무역 정책은 보호주의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공정한 무역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무역이 세계 경제에 중요하다는 생각을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그것은 공정하고 상호적인 조건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G20 유럽이사회의 대표인 휴버트 푸치스는 므누신의 솔직한 접근을 환영한다고 말하면서도 미국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에 대해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유럽연합 관리를 인용해 므누신 장관이 EU와 협력해 무역 분쟁을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하다고 말하면서도 "므느신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인 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면서 그가 관세 철폐를 트럼프에 설득해야 한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내놨다.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회 위원장은 다음 주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무역을 포함한 다양한 의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