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집게 전문가들 "하반기 위안화 강세 예상"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간 2000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 위안화 가치가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달러 대비 역외 위안화 가치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5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졌다. 3년 전 당시는 중국 인민은행이 갑작스런 평가절하를 단행해 금융 시장이 휘청였던 때다. 우리시각 12일 오전 8시 36분 현재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0.03% 하락한(위안화 강세) 6.7215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트럼프 행정부가 10일 2000억달러 상당 중국 수입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물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11일 위안화 가치를 끌어 내렸다. 중국은 이러한 조치를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보복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JP모간자산운용의 데이비드 레보비츠 글로벌 전략가는 "숨은 곳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라며 위안화 추가 약세를 당국이 용인할 수 있겠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지나친 약세는 역효과를 낳기 때문에 개입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 정부의 디레버리징(부채축소) 정책 여파와 경기 둔화 징후에 이미 동요하고 있는 시장에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역내 달러/위안 환율 1개월물 내재변동성이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이달 큰 폭으로 뛰어오르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보여줬다는 설명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베어마켓(약세장)의 더 깊은 곳으로 하락했다. 현재 지난 1월 연중 고점에서 22% 하락한 상태다.
내재 변동성은 달러/위안 환율 옵션 가격에 기초해 산출된 값으로, 내재 변동성이 오른다는 것은 달러/위안 변동성에 대비한 위험 헤지 비용이 커진다는 의미다. 앞으로 위안화의 변동성이 커질 것에 투자자들이 대비하고 있다는 얘기다.
앞서 위안화 약세를 예견한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며 위안화가 조만간 반등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인베스텍뱅크와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스벤스카 한델스방켄 모두 올 하반기 위안화 강세를 예견했다.
인베스텍의 라이언 드자자사파투라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가 고점을 이미 쳤거나 고점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며 연말까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6.35위안으로 4%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그는 "무역 면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며 "따라서 아마도 향후 6~18개월간 위안화 가치 상승을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