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할증시간 밤10시 조정·기본요금 4500원 논의
현장 기사들 "주52시간 근무로 야간 손님 없어져" 우울
[서울=뉴스핌] 박진범 기자 = 주52시간 근무제가 전격 시행되면서 택시업계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주요 고객인 야간 손님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밤 10시 할증’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0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기본요금 인상안과 야간할증시간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해 당국에 요금인상안을 건의할 예정이다. 현재 택시 기본요금은 3000원으로 5년째 동결 중이다. 야간 할증은 자정부터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기본요금을 4500원으로 올리고 할증시간을 2시간 당기는 것이다.
업계는 이달부터 주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됨에 따라 이번 요금인상안, 할증시간 조정안을 반드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기 업계 불황에 직장인들 퇴근마저 빨라지면 지금 요금제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모 택시회사 모습. 34년째 택시기사로 재직 중인 최모씨는 "업계 불황에 이 많은 택시들이 놀고 있다"며 탄식했다. 2018.07.09 [사진=박진범 기자] |
현장에서는 야간 고객 감소로 입는 타격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34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최모씨는 “예전엔 직장인들 회식이 2차, 3차까지 갔는데 52시간근무제 이후로 1차에서 80~90%가 끝나는 분위기”라며 “택시 입장에선 야간 손님이 핵심 수입원이라 걱정이다. 밤에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나도 요즘은 저녁 7시쯤 영업을 끝내버린다”고 설명했다.
또 “유럽은 밤 10시부터 할증시간이라던데 우리도 적용시간을 당겨야한다”며 “그러면 택시를 아예 타지 않는 손님들도 생기겠지만 지금같이 최악의 상황에선 요금인상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영국은 저녁 8시부터, 독일은 밤 11시부터 택시 야간 할증을 적용한다.
베테랑 기사인 최준희(64)씨는 “심야버스도 생기고 주52시간도 하니까 새벽에 손님이 없다”며 “체감 40%는 줄어든 느낌이다.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받으려고 끼니도 거르고 있다”고 토로했다. 택시기사 강모씨도 “손님이 3분의 1은 줄어든 것 같다”도 덧붙였다.
서울시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워낙 불경기고 대체 수단도 발달하니까 택시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라며 “여기다 일찍 퇴근하는 문화가 정착되면 업계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be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