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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 대통령의 '인도 순방' 메시지에 담겨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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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대학 등 방문해야..교수·학생들과 대화의 시간 갖기를
카시미르 분쟁의 희생자, 위로하고 공감하는 메시지 전해야
갠지스강 정화, 타지마할 정비에 한국 참여 검토하기를 기대
돈 몇 푼으로 인도 사람들의 환심 살 수 없다는 점 유념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인도를 국빈 방문한다. 순방 기간 중 인도 연방의회는 회기 중이 아니어서,아쉽게도 문 대통령의 역사적인 인도의회 연설은 기대할 수 없다.

이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델리대학교(University of Delhi), 인도공과대학교(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델리캠퍼스를 방문하면 어떨까 싶다. 인도 내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대학들이다. 이곳에서 교수, 학생, 대학원생을 만나 연설을 하거나 짧게라도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

이광수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겸 인도연구원장<사진=인도연구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영국 캠브리지대에서 학생들에게 연설한 것을 상기시키면 된다. 지금 문 대통령이 평화의 사도로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도 지성인들과의 대화는 매우 소중한 국격 상승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한국-인도간 매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했으면 한다.

인도는 남북한, 중동과 더불어 현재 세계에서 가장 첨예한 분쟁지역으로 꼽히는 카시미르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다.

남북한과 더불어 (학문적으로는 분리독립이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분단된 유일한 국가다. 이 점에서 그들은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인도와 파키스탄 분단, 그리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카시미르 분쟁에 희생 당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메시지를 전했으면 좋겠다. 평화를 구축하고 분쟁을 종식시키는 데 함께 하겠다고 하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것도 인도 전역에 깊이 각인될 것이다. 그들은 세계적인 협상가(Negotiator)가 자기들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에 깊이 감동 받을 게 분명하다.

모디 정부의 아픈 부분을 긁어주는 게 좋다. 현재 인도 수상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는 그 어떤 변명에도 2002년 무슬림 학살로 권력을 잡은 정치인이다. 당시 인도는 그가 속한 인도국민당(BJP)의 정치 전술에 촉발돼 극우 힌두는 무슬림을 적으로 삼아 학살했다. 당시 무슬림은 전체 힌두에게 보복하는 학살과 테러가 선거를 중심으로 주기적으로 발생하던 때다.

모디 수상은 학살에 대해 일체의 언급을 하지 않지만, 테러에 대해서는 단호히 죄악시하고 배격하자는 메시지를 자주 던진다. 소속 당이 무슬림 학살로 권력을 잡은 것에 대한 합리화다.

얼마 전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테러가 터졌다. 문 대통령은 테러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 인도가 평화의 주역으로 굳건히 자리 잡으라는 메시지도 포함돼야 한다. 모디 정부가 내세우는 정치철학이 테러가 아닌 평화에 있기 때문이다.

돈 몇 푼으로는 절대로 인도 사람들의 환심을 살 수 없다. 인도는 자존심의 나라다. 그러한 자존심의 출발은 고대 인도 문화에 대한 자부심으로부터 나온다. 인도는 세계 최고의 문명국이고, 정신문명과 평화의 사도였으며, 불교를 통해 세계인의 정신사에 혁명적 전환을 가져왔다.

인도를 국빈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메시지의 핵심에 이 것을 담아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대문명 유적지 발굴을 비롯해 갠지스강 정화사업, 타지마할 정비, 아그라 도시 공기 정화사업 등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단, 허왕후가 인도에서 왔다는 말은 언급하지 않으시는 게 좋겠다. 허왕후라는 인물은 설화가 만들어 낸 가상의 인물인데다, 그것을 인정하면 고대 한국은 고대 인도의 식민지로 전락할 수 있어서다. 위대한 힌두 민족주의는 인도 내 무슬림을 핍박하는데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도가 한국 기업이 투자해서 돈 몇 푼 벌기 위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인도는 전 세계 정치, 국제관계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이를 무시하고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면 큰 코를 다칠 수 있다. 인도가 한국을 필요로 할 때, 손을 잡아야 한다. 칼자루를 쥔 쪽은 인도인데, 한국은 우리가 칼자루를 쥐고 있다고 착각한다. 문 대통령의 품격 있는 연설과 대화를 기대해본다.

이광수 부산외국어대 교수·(사)인도연구원 원장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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