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대서 기술 우위, 가격 경쟁력 입증
LGU+ 사실상 도입 결정, SKT·KT 검토중
정부는 기업 선택권 존중, 보안우려는 여전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중국 화웨이 5G 통신장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정보유출에 대한 보안우려가 제기되지만 화웨이의 통신 기술과 가격 모두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어서다.
29일 관련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화웨이 5G 장비도입을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상하이(MWCS)‘를 방문중인 권영수 부회장 역시 “큰 이변이 없으면 화웨이 장비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화웨이 장비의 가장 큰 논란인 보안 문제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유럽에서 이미 검증이 이뤄졌다는 자체 판단과 함께 지난 2013년 이통3사 중 유일하게 4G(LTE)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경험에 따른 선택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5G 네트워크는 4G와 연계되기 때문에 이미 화웨이 장비를 설치한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5G에서 추가로 설치하지 않아도 보안 문제는 어차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화웨이를 믿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캡쳐=MWC상하이 메인 홈페이지> |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화웨이는 MWCS에서 자사 보안문제를 적극 해명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화웨이 고객 또는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요구한 적이 없다는 설명이다. 고의적인 정보 유출이 발생할 경우 사실상 글로벌 시장에서 퇴출 수순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미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부분에서는 화웨이가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등 경쟁사들에 비해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SK텔레콤과 KT 역시 5G 전국망 구축에 화웨이 장비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네트워크망 구축에는 특정 사업자가 아닌 다수 기업의 장비가 사용된다. 5G에서는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이 확정적인 가운데 화웨이 추가 여부가 관건이다. SK텔레콤과 KT는 4G에서는 정보유출 가능성이 없는 폐쇄망에만 화웨이 장비를 사용한바 있다.
삼성전자 장비 선택에 따른 장점이 5G에서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도 양사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기술력이 화웨이에 밀리면서도 가격은 더 높기 때문이다. 5G망 구축에 2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보안 안전성 하나만 기준으로 삼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설명이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일각에서는 정부 자산인 주파수를 사용하는 통신산업에 보안 이슈가 있는 중국 장비를 꼭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보 유출이 발생하면 국가 경쟁력에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단 정부는 이통사들의 5G 장비결정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부가 나설 경우 중국과의 통상마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사 선택을 존중하는 대신 과도한 경쟁만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지만 현실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기는 어렵다. 성능은 좋은데 가격은 저렴하니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라며 “한 기업의 장비가 아닌 다수의 사업자를 선택하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인 조합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