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산하 NIFD 내부 문건에서 강력한 경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증시가 베어마켓에 진입한 한편 위안화 가치가 6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 중국 싱크탱크가 내부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의 패닉을 경고해 주목된다.
회사채 디폴트 상승과 유동성 위축, 여기에 주가 폭락까지 금융시장의 혼란이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 상하이의 한 증권중개업소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정보를 보여주는 전자보드를 유심히 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중국 정부 산하의 싱크탱크가 이 같은 내부 문건을 작성한 것은 정책자들 사이에 미국과 무역 마찰을 둘러싼 우려가 크게 고조된 정황을 드러내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외환 전문가들 사이에 위안화 급락이 중국 경제 펀더멘털 측면의 리스크를 암시하는 적신호라는 주장이 제기,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자극했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싱크탱크인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가 금융시장의 패닉을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전면전을 빌미로 한 주가와 위안화의 동반 급락이 보다 심각한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경고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내부 보고서는 NIFD의 웹사이트에 잠시 표출된 뒤 삭제됐다. 해당 문건을 웹사이트에서 내린 NIFD는 내부적인 논의 사항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내부 문건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가 1월 고점 대비 20% 급락, 천문학적인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가운데 NIFD는 레버리지가 높은 만큼 주가 하강 기류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대출해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보유 종목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이는 보다 깊은 주가 하락을 부추길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낸 빚은 총 5조위안(76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 2015년 주가 대폭락 당시와 같은 수준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과 무역 마찰을 도화선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NIFD는 가뜩이나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가 대미 수출이 크게 위축될 경우 현 수준의 성장률을 지켜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성장률 저하가 가시화될 경우 주식과 위안화, 채권 등 금융시장 전반의 충격이 한층 확대될 것이라는 경고다.
NIFD는 “중국 금융시장이 패닉을 맞게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해법 마련이 앞으로 몇 년간 금융 및 매크로 경제 정책의 최우선 사안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IFD는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보다 극심한 위기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인민은행과 함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주요국의 투자은행(IB)은 위안화 하락에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불과 이틀 사이 위안화 가치가 3% 가까이 떨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정책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신흥국과 선진국 금융시장 전반에 걸친 경고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시드니 소재 악시트레이더의 그렉 맥키나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6.80위안까지 뛸 것”이라며 “전세계 금융시장에 커다란 리스크”라고 주장했다.
삭소은행의 존 하디 외환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위안화 급락은 앞서 강한 상승에 따른 조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와 함께 중국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경고 신호라는 측면에서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