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평균 거래대금 14조...매매 수수료 크게 늘어
위탁매매 수익 개선으로 증권사 실적 ‘우상향’
시중 유동자금 유입·개인투자자 비중 증가도 호재
“수익구조 다변화→증권사 밸류에이션 추가 개선 기대”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연초부터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증권사들은 그간 부진하던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늘며 실적 전반이 크게 호전 추세에 있다.
증권가에선 경제 회복에 따른 기업이익 및 가계자산의 증가로 축적된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나아가 현재 기조가 이어지면서 최근 IB, PI로 집중됐던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도 다변화될 것으로 봤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4조원을 상회한다. 지난 1월에는 15조8106억원을 기록해 일평균 거래대금을 집계하기 시작한 1987년 1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증권사들의 실적도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국내 증권사들은 1조45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이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던 2007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증권업종 분기별 순이익 및 ROE 추이 <자료=미래에셋대우> |
이처럼 증권사들이 실적 호조를 누린 데는 거래량 급증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 확대가 첫 손에 꼽힌다.
최근까지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이익 규모는 꾸준히 하락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대세가 되며 지점을 이용하는 투자자가 급감했고, 증권사 간 과열 경쟁으로 주식수수료마저 ‘제로’ 수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며 이익 구조 개선의 촉매가 됐다. 국내 증권사들의 국내 점포 수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1000개 아래로 감소했으나, 위탁매매 수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거래량 확대로 수탁수수료가 늘어난 대신 HTS·MTS 비중을 높인 증권사들은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역사적 고점을 상회하면서 가장 전통적인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부문의 양적·질적 변화가 감지된다”며 “한계비용이 제로에 가까운 온라인 비중이 90%를 상회하며 높은 수익성으로 직결되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브로커리지 사업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수익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강자로 꼽히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도 나란히 1000억원이 넘는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과거와 달리 개인투자자들의 비중이 높아진 것 역시 수탁수수료 증가에 호재가 되고 있다.
연도별 평균 거래대금 추이. <자료=FN가이드, NH투자증권> |
주식시장 활황 정도를 나타내는 신용융자 잔고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이다.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뜻하는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달에 이어 6월에도 12조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장효선 삼성증권 CFA는 “1000조원에 달하는 국내 부동자금이 고수익을 찾아 대규모로 이동하고 있다”며 “기관과 외국인 자금이 정체되고 있음에도 개인자금이 꾸준히 증가하며 전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현재의 흐름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호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일부 채권평가손실 우려가 있지만 증권사들이 헤지전략을 충분히 마련했고, 수익 구조 다변화에도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일평균 14조원 수준의 거래대금이 유지되며 리테일 수익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위험자산 선호도가 본격화되고 리테일 자금 이동이 가속화될 경우 증권사들의 밸류에이션 추가 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