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우수연 기자 = 지난해 전세계 화학 산업의 인수합병(M&A)가 거래건수 기준으로 최근 10년래 최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18일 삼정KPMG는 'M&A로 본 화학산업' 보고서를 발간하고, 글로벌 화학 산업 M&A 거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산업의 M&A는 2013년 712건에서 2017년 864건으로 5년동안 20% 이상 증가했다. 한국의 지난해 화학산업 M&A 거래건수는 49 건으로 미국과 중국·일본·독일·영국에 이어 세계 6위를 기록했으며, 거래액은 28억 달러로 전체 11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화학산업과 이종산업 간 M&A 거래(666건)는 전체 화학산업 M&A 가운데 77%의 비중을 차지해 화학시장에서 이종 산업 간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약, 농업 등 바이오 분야와 건설소재, 정보통신 분야의 기업들과 활발한 융합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화학기업 간 M&A는 2013년 191건에서 2017년 198건으로 연평균 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세부 화학 업종으로 살펴보면 스페셜티, 농화학, 코팅/페인트 분야에 대한 인수는 동기간 각각 연평균 5.9%, 6.0%, 6.3%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플라스틱, 화학섬유, 합성고무 및 기초 유분 등 범용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업계 내 인수는 모두 연평균 두자리 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성장에 한계를 느끼는 범용화학 분야보다는 농화학 및 스페셜티 제품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미래 화학 시장에서의 새로운 경쟁을 대비하고자하는 움직임으로 풀이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화학산업에서 크로스보더(국경 간 거래) M&A도 주목했다. 최근 5년 간 화학 산업의 크로스보더 M&A 거래건수는 2013년 239건에서 2017년 362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화학 산업 M&A(1127억 달러)에서 크로스보더 M&A(528억 달러) 거래액 비중은 46.9%를 차지했으며, 크로스보더 인수거래에서는 독일(81%)과 프랑스(70%), 영국(70%) 등 유럽국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보고서는 글로벌 화학 기업들의 M&A 사례를 분석한 화학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비석유화학 분야의 규모화 및 과점화 ▲M&A를 활용한 사업구조의 재편 ▲경량화 및 전자 소재 사업 확대 ▲화학원료의 다변화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석유화학 사업 확대를 꼽았다.
고병준 삼정KPMG 화학 산업 M&A 리더는 "원재료 가격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화학 기업들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신증설보다는 기존 설비를 보유한 기업을 사고 파는 M&A 전략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전방산업의 수요변화, 바이오 시장 선점 경쟁,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등 급변하는 화학 업계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M&A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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