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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색다른 연출을 느끼고 싶다면…오스터마이어의 '리처드 3세'

기사입력 : 2018년06월15일 19:14

최종수정 : 2018년06월18일 16:34

유럽 연극계 거장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2년만의 귀환
1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어디서도 볼 수 없다. 그동안 셰익스피어의 '리처드 3세'가 다양한 형태와 각색으로 무대 위에 올려졌지만, 신선함과 파격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2년 만에 한국에 방문한 독일 연극계의 거장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의 '리처드 3세'가 극찬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연극 '리처드 3세'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연극 '리처드 3세'는 유럽 연극계의 거장 토마스 오스터마이어(Thomas Ostermeier)가 2015년 초연한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초기 걸작으로 손꼽히며 영국 요크 왕조의 마지막 왕이었던 실존 인물 리처드 3세(1452~1485)를 다룬다. 기형적 신체로 태어났지만 형제들과 조카들을 무자비하게 제거해 왕좌를 차지, 이후 리치먼드 백작 헨리 튜더(훗날 헨리 7세)와의 전투에서 패배하고 최후를 맞는 이야기를 담는다.

사실 '리처드 3세'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에 버금가는 인기의 작품으로, 올해 한국 연극계에서도 여러 번 다룬 바 있다. 지난해 배우 이기돈이 출연한 '리처드 3세'를 시작으로, 지난 2월 배우 황정민이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라 화제를 모은 '리차드 3세'가 공연됐고, 오는 29일 명동예술극장에서 프랑스 장 랑베르-빌드가 연출한 2인극 버전의 '리차드 3세'가 공연되기도 한다. 그만큼 배우에게도 연출에게도 매력적인 작품이다.

연극 '리처드 3세'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작품은 원작의 기본 골격을 그대로 따르지만, 색다른 무대 구현으로 처음부터 이목을 집중시킨다. 장미 전쟁에서 승리한 요크 가문의 축하 파티에서 리처드 3세와 그의 형이자 왕인 에드워드 4세, 클래런스, 왕비, 신하들이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샴페인을 마시며 폭죽을 터뜨린다. 이들의 발 아래 황량한 모래가 가득한 반원형 무대는 화려한 꽃가루와 대비되며 앞으로의 앞날을 은연 중에 짐작케 한다. 또 심장을 울리는 드럼 비트는 시작부터 긴장감을 자아내 관객들을 집중시킨다.

천장에서 길게 늘어뜨린 마이크는 '리처드 3세'의 야욕으로 가득찬 속마음을 드러낼 때 주로 사용되는데, 저음의 목소리와 마이크의 울림이 더욱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린 조카들을 퍼펫 인형으로 표현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권력에 희생되고야 마는 아이들을 생명없는 인형으로 표현하며 더욱 비극성을 높였다. '리처드 3세'가 왕이 된 이후에는 목 깁스와 코르셋으로 기형의 몸을 억지로 펴는 모습과 느리거나 빠른 템포로 일정하게 삐빅거리는 소음이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듦과 동시에 주인공의 불안정한 심리와 상황을 은연중에 드러낸다.

연극 '리처드 3세'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리처드 3세'는 왕이 되기 위해 거짓을 일삼고, 의심하고, 또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지만, 위기에 처하자 "말 한 마리에 나의 왕국도 내어 주겠다"고 말한다. 평생을 바친 왕위까지 포기하려는 그의 태도는, 오스터마이어의 "사이코패스라기보다 허무주의자에 가깝다"는 말과 일치한다. 억지로 차지한 권력은 결국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것을 무대 위 깔린 모래가 일차원적으로 드러낸다. 또 무대 중앙에 '리처드 3세'가 마치 도축된 가축처럼 매달리며 처형되는 엔딩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배우들은 객석의 통로, 공연장의 문을 통해 무대를 넘나든다. 이 역동적인 공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결국 '리처드 3세'다. 배우 라르스 아이딩어(Lars Eidinger)의 '리처드 3세'는 곱추와 뒤틀린 팔과 다리 등 외형적 특징은 물론 왕좌를 향해 나아가는 극악무도한 과정을 때로는 유머러스하고 때로는 뻔뻔하게 그리면서 관객들을 설득한다. 유려하게 흐르는 말솜씨는 그에게 적대감을 가졌던 상대방을 넘어 관객들까지 홀린다. 특히 언어가 다름에도 객석과 애드리브로 소통하는 모습은 초연부터 함께한 여유를 느끼게 한다.

연극 '리처드 3세' 공연 장면 [사진=LG아트센터]

독일어의 매력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지만, 자막이 가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때나 애드리브를 담아내지 못할 때는 아쉽긴 하다. 또 '리처드 3세'가 '앤'에게 감언이설로 유혹하며 자신의 진실을 거짓 증명할 때나 '클래런스'가 암살 당할 때 아무것도 가진게 없음을 드러내며 동정을 사기 위해 배우들이 전라를 노출하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관객 몫이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방대한 양을 압축했음에도 러닝타임은 2시간40분. 그러나 굉장한 흡인력과 몰입감으로 단 한 순간도 지루함 없이 시간은 '순삭'된다. 국내에서 쉽게 접할 수 없기에 더욱 추천한다. 연극 '리처드 3세'는 오는 1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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