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자산매입 월 150억 유로로 축소
드라기 “자산매입 사라지는 게 아니라 통화정책 일부”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올해 말 자산매입프로그램, 즉 양적완화를 끝내기로 했다. 경기 확장세가 지속하고 물가도 ECB의 목표치인 2%로 향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된 결정으로 보인다.
ECB는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마치고 올해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자산매입 규모는 9월까지 예정대로 월 300억 유로, 4분기에는 150억 유로로 줄인다.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싱 금리는 0.00%로 동결됐으며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 지급하는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0.40%, 한계대출금리는 0.25%로 각각 유지됐다. ECB는 내년 여름까지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로 통화정책을 운용할 방침이다.
이 같은 ECB의 결정에는 경제가 완만한 확장세를 지속하는 한편 물가 상승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반영됐다.
다만 ECB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월 2.4%에서 2.1%로 낮춰 잡았다. 불확실성 확대와 일시적인 공급 측면의 충격, 예상보다 약한 모멘텀이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의 배경이다. 내년과 2020년 성장률 예상치는 각각 1.9%와 1.7%로 유지됐다.
물가에는 좀 더 자신감이 붙었다. ECB는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치를 각각 1.4%에서 1.7%로 상향 조정하고 2020년 물가 예측치도 1.7%로 유지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로이터 뉴스핌] |
드라기 총재는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잘 고정돼 있고 유로 지역 경제의 기조적 강세와 풍부한 통화완화가 지속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로 향할 것이라는 자신감의 근간을 제공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의 계속된 목표치 수렴은 자산매입의 점진적인 축소 이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드라기 총재는 “기조 물가는 우리의 통화정책 수단의 지지와 계속된 경제 확장, 슬랙 흡수, 임금 상승으로 연말과 그 이후 올라 중기적으로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경제 지표 약세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최근 지표와 설문조사 결과는 약해졌지만 현재 진행 중인 탄탄하고 광범위한 경제 성장과 여전히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ECB는 유로 지역의 성장 전망과 관련한 위험(risk)이 대체로 균형 잡힌 상태라고 진단했다. 드라기 총재는 보호무역주의의 확대 위협 등 대외적인 요소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더욱 현저해졌으며 금융시장 변동성 역시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논의되지 않았으며 이날 결정이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자산매입프로그램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것은 (ECB의) 공구함에 있으며 이것은 새로운 통화정책의 일부이고 통화정책의 정상적인 수단으로 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국가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반(反) 유럽연합(EU) 정서와 관련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드라기 총재는 “유로는 강하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으며 사람들이 이것을 원하고 이것의 존재 여부를 논의하는 것은 그 누구의 이익도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