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사이 550억달러 '밀물' 미 금리 상승부터 유럽 정치권 리스크에 현금성 자산 인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인 사이 머니마켓펀드로 대규모 자금이 몰려들었다. 현금이 왕이라는 일부 월가 구루들의 주장이 현실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뉴욕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주요국 사이에 고조된 무역 마찰, 여기에 신흥국 금융시장의 혼란 역시 현금성 자산의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한 주 사이 글로벌 머니마켓펀드로 550억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었다.
이는 2013년 10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특히 미국 상품에 유입된 자금이 45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대표적인 현금성 자산에 해당하는 머니마켓펀드가 인기몰이를 한 데는 다양한 요인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장단기 국채 수익률의 상승이다. 특히 3개월물 국채 수익률이 연초 1.4%에서 1.9%까지 뛰면서 사실상 10년 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머니마켓펀드가 실질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이탈리아를 필두로 한 유럽의 정치권 리스크와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 혼란으로 인해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 국채 수익률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추세적인 상승 전망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또 앞서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3년물에 이어 2년물 국채 수익률이 S&P500의 배당수익률을 웃돌자 투자자들이 대체 자산을 찾지 못해 주식 매입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종료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뉴욕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 및 새로운 상승 모멘텀 부재와 맞물린 무역 마찰도 현금성 자산으로 시중 자금을 몰아갔다는 분석이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선진 7개국(G7) 회담을 앞두고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약세 흐름을 보이면서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었다.
한편 물가연동채권(TIPS)으로 2016년 4분기 이후 최대 자금이 유입, 투자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상승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미국 주식펀드가 지난해 4분기 이후 최장기 자금 유입을 기록했고, 중국 채권펀드는 디폴트 상승에도 불구하고 17개월래 최대 규모의 ‘사자’를 기록했다.
EPFR의 캐머론 브랜트 이사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 성장이 한풀 꺾인 데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관세 전면전, 여기에 유럽에서 불거진 정치권 리스크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 현금성 자산 선호 움직임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