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독주에 야권 "견제·균형 있어야 발전"
"어쨌든 민주당" vs "선거 때만 '쇼'하는 후보"
[광주=뉴스핌] 오채윤 기자 = 6·13 지방선거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시장 선거는 다소 싱겁게 전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섭 후보의 독주 속에 바른미래당 전덕영, 정의당 나경채, 민중당 윤민호 후보가 민심잡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미 판세는 기울어졌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그나마 민주당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했던 평화당이 후보를 내지 못하면서 광주시장 선거 판세는 '1강 3약’으로 분류된다.
광주 유권자들의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당을 향한 지지는 그대로였다. 다만 여당 후보의 독주를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압도적 지지율에 힘입어 여당 후보가 압승할지, 독주 견제와 균형을 바라는 지역민들의 전략적 선택으로 야당 후보들이 판세를 뒤집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광주광역시청 전경. <사진 = 뉴스핌 오채윤 기자> |
◆ 이용섭 '느긋하게' vs 야당 '견제할 수 있게'...야권 총공세 "호남 정치의 위기, 독주 막아야"
이용섭 민주당 후보는 구체적인 일자리 해법을 제시하는 한편 사소한 생활민원까지 챙기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면서 우세한 선거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이 후보의 독주를 막기 위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당 후보들은 민주당의 일당 독주를 막기 위한 견제 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 = 전덕영 바른미래당 후보 블로그> |
전덕영 바른미래당 후보는 선거 현수막에 ”일당독점 견제해야 지방전부 바로선다“는 문구의 플랜카드를 걸었다.
나경채 후보의 지원 유세에 나선 정의당 심상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후보의 당내 당원명부 유출 의혹을 제기하면서 네거티브 공세를 폈다.
윤민호 민중당 후보도 ”27년간 광주정치는 민주당이 독점했다. 세상이 변한 만큼 이제는 광주 지방정치도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주 토박이라는 김모(54)씨는 "바른미래당이나 정의당에 대한 관심은 크게 없는 것 같다"면서 "문 대통령이 지금 남북관계를 잘 풀어나가고 있고, 여기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많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이겨야 힘이 실릴 것 아니냐"고 말했다. 광주 시내서 만난 신모(52)씨도 "고 김대중 대통령 이후로 문 대통령이 제일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여당인 이 후보를 적극 지지했다.
광주 송정역 근처에서 만난 택시기사 윤모(60)씨는 "아직 광주에서는 민주당이다. 나는 이용섭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다른 후보는 누가 있는지 모른다"고 했다.
전남대 인근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한모(24)씨는 "선거 때만 되면 '쇼'하는 후보들이 많아서 다 마음에 안든다"면서도 "그래도 지금 민주당이 크게 못하지는 않는 것 같아 민주당 후보를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서구 시청로 일대. <사진 = 뉴스핌 오채윤 기자> |
'호남은 무조건 민주당'이란 말은 옛 말이라며 견제 심리를 드러내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광주시청 근처에서 만난 전남대학생 이모(22)씨는 "지금 이용섭 후보가 지지율이 제일 높다고 하는데, 그동안 민주당 찍어서 호남이 잘 됐는지를 평가해보면 잘 모르겠다. 민주당 후보 말고 다른 후보 중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에서 만난 40대 남성도 "그동안 민주당을 찍어줬는데 정작 (광주를 위해) 해준 것이 없다. 광주는 나몰라라 하면서...광주 소외와 핍박, 설움은 그대로다"면서 불만을 얘기했다.
문 대통령, 민주당에 대한 평가는 분리해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광주 5.18 기념공원에서 만난 한 시민은 "그동안 민주당이 좋아서 찍은 게 아니라 다른 당이 하는 짓이 마음에 안드니까 찍었다"고 일침을 날렸다. 또 다른 시민은 검지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1번' 후보를 찍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이 제대로 하는지 안하는지 보고 지지를 (계속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cha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