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스페인 정치적 긴장 완화
미국 경제지표, 강력한 경제 모멘텀 시사
무역 긴장, 여전히 투심 위축시켜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유럽의 정치적 긴장이 완화되고 미국의 강력한 고용지표가 발표돼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긴장에도 불구하고 4일 세계증시가 상승하고 있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0.4% 올랐으며, 유럽 증시도 상승 출발했다.
이탈리아 연정 구성이 무산돼 유럽연합(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 성격의 조기총선이 치러질 것이란 우려에 지난주 이탈리아 증시는 7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오성운동’과 ‘동맹’이 지난 1일(현지시간) 극적으로 연정에 합의하면서 3개월 간 이어온 정치적 교착상태가 종료됐다.
또한 같은 날 스페인 하원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 페드로 산체스 사회당 대표가 신임 총리 자리에 올랐다. 이에 따라 불신임 투표를 앞둔 불안감에 올랐던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다시 떨어지면서 유럽 채권시장 기준물인 독일 분트채와의 수익률 격차가 다시 좁아졌다.
다만 스페인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더욱 거세지고 있어 산체스 신임 총리는 호된 신고식을 치러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로/달러는 약 1.1687달러에 거래되며 지난주 화요일에 기록한 10개월 만에 최저치인 1.1506달러에서 반등하고 있다.
1개월 간 유로/달러 환율 추이 [자료=블룸버그] |
유럽 정치 리스크는 다소 가라앉았으나 전 세계적인 무역전쟁 리스크가 높아져 투심은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주요 6개국(G6) 재무장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결정에 대해 2일 일제히 비판하는 성명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다·프랑스·독일·영국·이탈리아·일본 재무장관은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사흘간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마치고 미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 "만장일치의 우려와 실망"을 표시하며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해달라고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에게 요청했다.
오는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후지토 노리히로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 선임 투자전략가는 “G7 정상회담도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와 마찬가지로 끔찍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예 참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조차 나오고 있다. 무역 분쟁은 시장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3차 무역대화도 성과 없이 끝났다. 중국 정부의 입으로 통하는 신화통신은 "미국이 관세를 포함한 무역 제재를 도입한다면 양측이 협상한 모든 경제적, 무역적 성과는 무효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증시는 상승랠리를 펼쳤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지수는 1.2% 급등하며 5월 1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본 닛케이 지수는 1.4% 상승했다.
한편 미국 5월 신규 일자리수 증가세가 강화됐으며 실업률도 3.8%로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해 미국 고용시장이 가파르게 타이트해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이는 최근 발표된 소비지출, 산업생산, 건설지출 등에 이어 지표 호재를 더해 연방준비은행이 내주 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다만 유로 반등으로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지수는 0.2% 가량 하락 중이다.
미국 산유량이 증가하고 수출 병목현상으로 미국 내 과잉공급이 심화되면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일 기록한 근 2개월 만에 최저치인 배럴당 65달러51센트에서 소폭 반등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글로벌 기준물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0.3% 가량 하락하고 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