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슈티나 부근 울피아나엔 고대 로마 유적지 보존
[편집자] 코소보(Kosovo)와 알바니아(Albania)는 발칸 반도 중부에 위치한 국가로 한때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 (Federal Republic of Yugoslavia)에 소속돼 있었다. 1990년대 초반 유고슬라비아 연방공화국에서 탈퇴하면서 각자 독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세르비아(Serbia) 자치주였던 코소보는 독립을 위해 1998~1999년 전쟁을 겪기도 했다. 코소보가 2008년 2월17일 독립을 선언한 후 알바니아와는 문화적·지리적·혈통적인 공통점이 많아 '형제의 나라'로 가깝게 지내고 있다. 코소보 주민 90%이상이 알바니아계이며 영토 일부가 알바니아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주일(駐日) 코소보·알바니아 대사관이 처음으로 한국 언론을 초대해 관광지로서의 코소보와 알바니아의 매력을 알렸다.

[코소보 프리슈티나=뉴스핌] 김유정 여행전문기자 = 코소보로 초대를 받았다는 소식을 주변에 전했을 때의 반응은 한결 같았다. “거기 전쟁 난 곳 아니야?, 위험한 곳 아니야?” 그도 그럴 것이 코소보와 세르비아 간 전쟁이 1999년에 마쳤으니 전쟁이 끝난 지 20년도 안됐다. 코소보가 독립국가로서의 지위를 얻은 때(2008년)로부터는 10년밖에 안지났다.

다행히 코소보는 점차 국제사회에서 독립국가로서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한국도 코소보와 점차 교류를 늘려가고 있다.
코소보는 남수단 다음으로 가장 젊은 나라기도 하다. 인구의 70% 이상이 35세 이하로 젊음으로 활기가 넘친다. 이처럼 낯선 나라 코소보가 여행지로서 갖는 매력은 무엇일까.

코소보 수도인 프리슈티나(Priština)는 이슬람교 90%, 기독교(개신교와 카톨릭) 10%지만 고대 로마시대, 오스만 제국, 터키와 이탈리아, 세르비아 등의 영향을 골고루 받았다. 무슬림 모스크와 카톨릭 성당이 공존하고 수도에서 차로 20분만 타고 외곽으로 나가면 고대 로마의 유적지가 그대로 남아있다. 발칸 반도 여러 국가의 한 가운데 내륙 지방으로 이뤄진 코소보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다채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프리슈티나 시내는 프리슈티나 대학을 중심으로 프리슈티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현대식으로 지어진 학교 건물 옆에 오래된 세르비아 정교회가 방치된 채로 자리를 잡고 있다. 바로 눈길을 돌리면 프리슈티나 코소보 아트 갤러리의 독특한 설치 미술을 볼 수 있다.

잔디밭에 올라가 있는 자동차를 보고 처음에는 주차한 차라고 생각했지만 공기오염을 테마로 한 설치미술 작품이었다. 내부에는 젊은 감성이 묻어나는 작품이 여럿 있었는데 그 중 하드록 카페 평양 지점을 테마로 한 굿즈(Goods)를 판매하는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갤러리 앞으로 보이는 철사로 건물을 감싸고 있는 것같이 보이는 묘한 건축물이 눈에 띈다. 프리슈티나 국립중앙도서관인데 1982년에 오픈했다. 이 특이한 외관은 크로아티아 건축가인 안드리야 무트냐코빅(Andrija Mutnjakovic)가 창작했다. 프리슈티나에서 가장 돋보이는 현대적인 건물이다.
프리슈티나 거리를 걷다보면 무슬림 모스크가 자주 눈에 띈다. 무슬림 모스크라고 하면 터키의 블루 모스크처럼 큰 규모만 떠올리게 되는데 기도를 하는 목적의 사원이다 보니 가정집 만큼 작은 규모의 모스크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모스크 바로 옆에는 마더 테레사(Mother Teresa)의 이름을 딴 카톨릭 성당이 자리하고 있다.

카톨릭 신도가 3%에 불과한 코소보에 이처럼 커다란 카톨릭 성당이 있는 것은 마더 테레사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테레사 수녀는 유고슬라비아 시대에 현재 마케도니아공화국 수도인 스코페에서 태어났다. 그는 옛 유고 연방 국가들이 500년 넘는 오스만 지배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어머니가 알바니아계라는 이유로 코소보와 알바니아에서 전부 사랑받는다.

최근 완공된 마더 테레사 카톨릭 성당에선 스테인글라스로 꾸며진 창문을 통해 테레사 수녀의 일대기를 볼 수 있다. 성당 한 켠에는 종이 울리는 탑이 전망대처럼 꾸며져 있어 프리슈티나의 다채로운 매력이 한 데 어우러진 모습을 파노라마 뷰로 볼 수 있다.

시내를 조금 벗어나면 고대 로마시절 유적지가 보존돼 있는 울피아나(Ulpiana)가 나타난다. 푸릇한 초원에 주황색 지붕을 한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너른 풍경도 둘러볼 수 있다. 고대 로마 도시답게 로마식 목욕탕과 종교시설도 볼 수 있다. 울피아나는 고고학적으로 가치 있는 유물로 프리슈티나에서 반드시 봐야 할 명소 중 하나다.
youz@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