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 당국, 한국 문화 유입에 극도로 경계"
"중국서 친천에게 남한 화폐 받은 주민도 체포"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최근 한 북한 대학생이 한국음악을 노트북에 저장했다가 당국의 불시단속에 걸려 체포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대북소식통을 인용해 1일 보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사범대학 졸업반인 이 대학생은 컴퓨터에 저장된 한국음악을 친구들과 공유하려 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체포된 대학생은 23살이며, 한국음악을 저장했다는 이유 만으로 졸업 직전 퇴학 당해 앞길이 막혔다”면서 “주민들은 겉으로는 남북 화해와 평화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남한 문화를 강하게 단속하는 북한당국의 저의를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조성된 ‘화해 무드’ 속에서도 한국 문화를 극도로 경계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는 것이 북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지난 4월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북남 예술인들의 련환공연무대 우리는 하나'에서 남북 가수들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같이 부르고 있다. /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청진시 포항구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얼마전 중국의 친척 집을 다녀온 뒤 보안원에 의해 체포됐다”며 “친척이 기념으로 건네준 한국 돈(화폐)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RFA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체포된 주민은 남한에서 돈벌이를 했던 친척이 건넨 남한 화폐 여러 장을 기념으로 간직하고 있었다”며 “귀국해서도 남북 화해 분위기가 짙어지고 남한에 대한 비방이 수그러들자 자신이 갖고 있던 남한 화폐를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한 것이 화를 자초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보안서에 끌려간 주민은 7일간 고문에 가까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며 “기념으로 보관하고 있었다는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보안원들은 ‘왜 괴뢰 돈을 소지했으며 주변에 자랑한 의도가 무엇이냐’고 따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주민들은 달러와 엔화, 위안화, 유로화까지 다 통용되는 마당에 왜 한국 돈만 ‘괴뢰 돈’이라고 단속하는지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