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러시아 방문을 제의하고 행운을 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언을 전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3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한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는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을 지지하며 ‘4. 27 판문점 선언’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자체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김 위원장의 라브로프 장관 접견 사실을 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을 수행한 러시아 측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과거 러시아인을 만난 적은 있지만 공식 접견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가 페이스북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접견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러시아 외무부 페이스북 계정] |
라브로프 장관은 31일 오전 항공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신홍철 외무성 부상을 비롯한 북한 당국자와 자국 대사관 관계자들의 영접을 받은 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담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두 사람이 북·러 관계와 한반도 정세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2004년에 외무장관으로 취임한 라브로프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2009년 이후 9년 만에 북한을 찾았다. 이에 앞서 리 외무상은 지난달 10일 모스크바를 방문, 라브로프 장관을 만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리 외무상과의 회담 후 대북 제재 해제 없이 한반도 핵문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비핵화는 단계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남북 및 북미 관계 정상화는 극도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데 북한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한 번의 회담으로 해결될 수 없다. 협상 초기부터 지나친 요구를 하려는 욕심을 자제해야 한다”며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의 섣부른 접근을 경계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급물살을 타는 동안 다른 열강에 비해 뒤로 물러나 있던 러시아가 북미정상회담이 확실시되면서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라브로프 장관의 이번 방북 목적은 북미정상회담 전 북한의 속내를 타진하고 향후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러시아의 역할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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