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먼아시아 상장 2달여만에 반토막... 공모 인기 무색
단기 성과에 따라 이익 변동성↑ 기업가치 산정 어려워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코스닥 시장 활성화로 기업 가치평가에서 유리해진 벤처캐피탈(VC)들이 잇달아 상장을 추진하고 나섰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상장한 린드먼아시아가 공모 당시 높은 인기와 달리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면서 VC들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2016년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티에스인베스트먼트와 DSC인베스트먼트. 양사는 당시 공모희망가 밴드 하단을 밑도는 공모가를 받았다. 이유는 실적 변동성에 따른 업종 리스크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여만에 시장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정부가 올 초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며 벤처 중심 성장을 강조하면서다. 이에 VC로의 자금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비즈니스 여건이 우호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올 초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첫 스타트를 끊었으며 SV인베스트먼트, KTB네트워크, 네오플럭스, 이앤인베스트먼트 등이 코스닥 줄입성을 앞두고 있다.
린드먼아시아 상장 이후 주가 추이 <자료=대신증권 HTS> |
지난 4월 상장한 린드먼아시아는 공모 청약에서부터 1039.51: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장 첫 날 시초가도 공모가 대비 2배 급등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첫날 이후 주가는 지속적으로 내려앉았다. 상장 첫날인 3월14일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1만6900원을 기록한 이후 4월 들어 9000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지난 28일 종가 기준 79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린드먼아시아의 시가총액은 상장 첫날 2282억원이었지만 28일 기준 1083억원으로 반토막났다. 주가순자산비율(PER)는 36.83배다.
시장은 이에 대해 "벤처펀드 등 정부정책 기대감으로 VC에 대해 오버슈팅(주가 과열)된 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과 정책 수혜에도 불구하고 높아진 기대감이 밸류에이션을 지나치게 높였다는 것이다.
VC의 기업가치 산정은 일반적인 상장사와 조금 다르다. TS, DSC인베 등 기상장한 피어그룹의 주가순자산비율(PER)를 활용하긴 하지만 수익구조가 다양해 적정가치로 단정짓긴 어렵다. 펀드 청산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명확한 순이익 반영도 쉽지 않다.
일반적인 VC 수익원은 관리보수와 성과보수다. 관리보수란 펀드 설정시 규약에 따라 설정액의 2% 정도를 매년 받아가는 수수료 개념을 가리킨다. 예컨대 500억짜리 펀드의 경우 1년에 10억을 받아가는 식이다. 성과보수는 투자 펀드를 회수하면서 약정수익률을 초과하는 수익을 달성했을 때 받아가는 보수다. 이밖에 VC가 가진 고유자산으로 투자하는 투자수익도 있을 수 있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미래 수익을 평가화해 예상 멀티플을 적용한다.
이달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신고서 제출을 앞둔 SV인베스트먼트는 이번 IPO를 통해 2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장시 예상되는 시가총액과 공모자금 유입액을 가늠한 결과다. 기존 상장한 VC들의 PER가 높은 영향이 컸다. DSC, 티에스인베스트먼트를 비롯 대성창투, 에이티넘인베스트 등은 28일 종가 기준 38배에 가까운 PER를 기록중이다.
과도한 PER와 다양한 수익구조에 따른 이익변동성으로 적정 주가 산정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벤처기업 육성 정책으로 주요 LP 출자금이 증가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 투자가 활발해지는 등 VC업계의 운용자산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운용 자산의 단기 성과에 따라 기업마다 순이익 변동성이 커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A증권사 IB본부장은 "세제 지원 등 정부 정책이 맞물려 VC 비즈니스 여건이 좋다. 이런 기대치가 시장에 반영되다 보니 VC 상장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분위기"라고 내다봤다.
업계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과열로 이어졌다고도 진단했다. 그는 "린드먼아시아같은 경우 상장 전 다소 오버슈팅된 면이 있어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며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VC 종목이 많지 않아서 그렇다. 앞으로 상장이 늘어날수록 시장의 기준치와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