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北 체제 보장...통일각서 성 김·최선희 '밀고 당기기'
김창선·조 헤이긴, 싱가포르 현지 개최장소·의전·경호 논의
폼페이오·김영철 워싱턴 극비회동..동시다발적 고위급 접촉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6.12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결정할 실무협의가 싱가포르와 판문점 등에서 동시다발로 열리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미북 간 막판 '물밑 조율'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대표로 하는 미·북 실무단은 지난 27일부터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성 김 대사 외에도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반도 보좌관, 랜달 슈라이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등 미국 정부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총출동했다. 양국 대표단은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할 경우 김정은 정권의 체제 안전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를 놓고 마지막 담판을 벌이고 있다.
◆ 성 김·최선희 판문점서 의제 조율, 비핵화-체제 보장 '맞트레이드' 담판
핵심은 역시 비핵화다. 북한과 미국은 이미 비핵화에 대한 클 틀에서는 합의를 끝냈다. 문제는 비핵화의 시기와 방법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듯이 '속전속결식' 타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방식'을 바라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의 이견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북미정상회담 취소와 재개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다소 미국이 주도권을 잡은 가운데 북미는 북한이 포괄적으로 비핵화에 합의하고 북한이 일정 수준의 핵폐기를 완료하면 미국이 북한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미 실무협상에서 미국이 북한의 최대 20개로 추정되는 핵탄두를 가능한 빨리 반출하라고 요구했고, 북한은 이에 난색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조진구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조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빨리 했으면 좋겠지만 북한은 조금이라도 오래 끌어야 할 수 있는 문제라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경제 원조를 꺼내는데 대한 북한의 반발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교수는 "김정은 정권의 체제 보장에 대해서도 북한은 새롭게 요구하는 것이 없다. 상호 불가침조약도 이미 제네바합의를 통해 북한에 대해 핵무기로 위협하거나 침략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 보면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양국 관계의 진전 정도에 따라 외교관계로 격상시키는 것이 상징적인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 싱가포르에 모인 ‘김정은·트럼프의 집사들’...
김창선·조 헤이긴 29일 회동, 정상회담 개최장소·의전·경호 논의
북미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의 의전과 경호 등을 논의하는 북미의 실무협의가 진행된다.
미국은 조 헤이긴 백악관 부 비서실장을 대표로 한 실무진들이 전날 싱가포르로 향했고, 북한도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을 포함한 북한 인사 8명이 전날 베이징을 거쳐 싱가포르로 입국한 상태다.
양측은 29일 싱그포르에서 접촉해 실무협상을 할 전망이다. 북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 의전, 경호 등이 논의된다.
◆ 제3의 접촉, 폼페이오·김영철 고위급 회담 가능성 제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
의제와 의전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협상과 별도로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양국간 정보당국 접촉도 있다는 분석이다.
CNN은 28일(현지시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 간 고위급 회담이 이르면 이번 주 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열리고 있는 북미간 실무협의에서 합의된 비핵화 등의 안을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장과 재조율한 후 양 정상에 북미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합의문 등을 최종 결정받을 전망이다.이에 따라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로 상대국을 각각 방문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다시 방문하는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3번째 방북하는 것이고, 김 부장이 방미하면 김 위원장의 특사가 미국을 방문하는 첫 사례가 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