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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 행정부, 무역 협상에서 말만 거칠 뿐 실리 못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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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의 무역 협상에서 모종의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처음에는 공격적으로 위협하다가 결국 실리를 챙기지 못하고 끝나 버리는 수순을 밟는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멕시코, 캐나다, 유럽연합(EU) 등 무역 파트너들이 미국의 개방 경제를 악용하고 있다며 이들과 무역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처음에는 ‘끔찍하다’ ‘미국을 유린하고 있다’ 등 매우 거친 언사를 내뱉으며 상대가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재앙이라도 맞게 될 것처럼 위협하지만 정작 복잡한 협상 과정에 직면하면 결국 많은 것을 양보한 채 합의해 버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매튜 굿맨 수석연구원은 “일종의 패턴이 있다. 분노를 터뜨리며 각종 협정으로부터 탈퇴하겠다고 위협하며 더 나은 협상을 얻어내겠다고 호언한다. 하지만 실속이 없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수입차에 대해 25%의 고율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패턴이 다시 반복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WSJ는 이러한 패턴이 나타난 네 건의 무역협상을 예로 들었다.

◆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

지난 4월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적재산권 침해 등 중국의 불공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미 통상법 301조에 근거, 1333개 대중 제재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중국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에게 시장 접근을 허용하는 대신 중국 국유기업들에게 기술과 지적재산을 이전하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호소해 왔다.

하지만 지난주 양국 무역 대표단의 공동 성명에서는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내용은 쏙 빠지고 중국이 미국산 에너지와 농산품 수입을 늘릴 것이란 두루뭉술한 내용만 포함됐다.

미국기업연구소의 중국경제 전문가 데렉 시저스는 “지적재산권 조사를 보류했는데 그 대가로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 한미자유무역협정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서 미국 기업들이 파괴되고 있다’며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철폐를 위협한 적이 있다. 하지만 지난 3월 FTA 개정 협상에서 미국은 보잘 것 없는 양보만 얻어냈다.

예를 들어, 미국산 자동차 메이커별 2만5000대까지는 미국의 안전기준 준수 시 국내 기준을 준수한 것으로 인정해 주던 안전기준을 5만대까지 늘려줬지만 실상 미국산 자동차 업체들은 2만5000대의 쿼터도 맞추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한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관세를 연장했지만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SUV 시장에 진출하지도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만 실리를 챙긴 협상으로 남았다.

반면 미국산 농산품에 대한 한국의 관세를 낮추려던 시도는 무산됐다.

◆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소식에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이후 3월에 미국 정부는 대부분의 국가들에게 관세를 면제해 줬고, 4월에는 EU와 캐나다, 멕시코를 포함한 주요 무역 파트너국들에 대한 관세를 유예했다.

관세 유예 기간이 5월 말로 끝나면 관세가 다시 부과될 수 있다. 하지만 관세 유예 결정이 발표됐을 때 미국 철강 산업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미국 최대 철강업체 뉴코어의 존 페리올라 최고경영자(CEO)는 관세 유예 발표 이튿날 기자들에게 “솔직히 실망했다”며 관세 유예국들에서 들여오는 철강이 수입 철강의 약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달 동안 더 수입품과 경쟁해야 한다”고 볼 멘 소리를 냈다.

◆ 나프타 재협상

미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탈퇴를 위협했다가 번복하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새로운 협정에는 아마도 에너지와 디지털 무역에 대한 새로운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멕시코는 자동차 부품의 미국 내 생산 확대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재협상을 하더라도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의 무역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할지는 의문이다.

이 외에도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재차 위협했으나 미 재무부는 아직 리스트에 중국을 올리지 않았다.

물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이란 핵협정 탈퇴 등 언행일치를 실천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아직 새로운 협정으로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이 부동산 개발업자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적했다. 부동산 계약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길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역 협상은 궁극적으로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

피터슨국제연구소의 차드 보운 선임연구원은 “무역은 일회성 거래가 아니라 장기적 관계다. 무역은 부동산 거래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무역 협상에서는 양측 모두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적자 축소를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면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다. 한국이 미국 자동차를, 중국이 미국 농산품을, 멕시코가 미국 에너지를 더 많이 수입하게 하고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을 억제하면 양자 관계에서 무역적자는 당분간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구조조정은 요원해 보인다.

시저스는 “이들 무역 상대국들이 미국산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는 것은 기껏해야 몇 년 유지될 것이다. 이후에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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