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에 주식시장이 장 초반부터 술렁거렸다.
장중 한 때 200포인트 이상 급락했던 다우존스 지수가 낙폭을 축소하는 등 뉴욕증시가 패닉에 빠지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은 회담 취소 이후 상황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2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75.05포인트(0.30%) 하락한 2만4811.76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5.53포인트(0.20%) 내린 2727.76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1.53포인트(0.02%) 소폭 떨어진 7424.43에 마감했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던 북미 정상회담에서 발을 빼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
장 초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1% 이내로 떨어졌고, 금과 엔화 등 안전자산이 가파르게 뛰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두드러졌다.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재점화된 가운데 금융시장은 후반으로 가면서 평정을 되찾았지만 안개 속에 빠진 북미 관계가 당분간 주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보야 파이낸셜의 캐런 카바노프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지정학적 리스크는 결코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니다”라며 “주식시장이 잠재 리스크를 주가에 반영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씨티 프라이빗 뱅크의 스티븐 웨이팅 전략가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정책 리스크와 성장 둔화 우려, 그리고 최근 외환시장 혼란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동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을 둘러싼 쟁점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도 투자 심리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은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신설할 것이라고 발표, 유럽과 아시아 지역의 관련 종목 주가를 압박했다.
아울러 이번 행보는 전반적인 무역 정책에 관한 불확실성을 높이는 한편 중국부터 유럽까지 주요 교역 국가와 마찰을 재점화할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1만1000건 증가하며 23만4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7주간 최고치에 해당한다.
또 4월 기존주택 매매는 연율 기준으로 546만건으로 집계,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미달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 사이에서는 매파 목소리가 나왔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패트릭 하커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올해 3~4차례의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플레이션의 상승이 가열될 경우 네 차례의 긴축을 지지한다는 얘기다.
그는 정책 금리가 중립적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판단한 한편 내년에도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목별로는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베스트 바이가 실적 호조에도 7% 가까이 폭락했고, 식품 업체 호멜 푸드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친 실적을 악재로 1% 선에서 하락했다. 반면 의료 기기 업체 메드트로닉은 매출 호조에 기대 2% 가까이 상승했다.
이 밖에 북미 정상회담 불발 소식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bp 하락하며 2.974%에 거래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