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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억 vs 16억...국민연금, 삼성증권 투자손실액 공개 왜 미루나

기사입력 : 2018년05월24일 06:10

최종수정 : 2018년05월24일 06:10

김승희 의원 "국민 알권리 침해...손실액 밝혀야"
국민연금 "위탁운용 비밀유지 의무" 변명...뒤늦게 공개 법리검토 착수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국민연금이 최근 우리사주 배당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 주식 보유로 대규모 피해를 봤음에도 정확한 손실액 측정을 미루며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삼성증권 배당사고 발생 50여일이 됐지만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대해 공단이 평가하는 피해금액을 산출해 오라는 국회의 공식 질의와 자료 요청에도 국민연금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사당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사진=뉴스핌 DB>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승희 의원실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오늘 피해 손실액과 관련한 내용을 공개하는 것에 대한 법리적 검토에 들어갔다. 앞서 김 의원실은 지난 4월말~5월초 정보 공개를 요청한 바 있다. 

의원실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공공기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도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국민연금 측에 손실액에 대해 공식 질의와 자료요청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면서 "하지만 연금측은 운용사와의 비밀 계약 의무를 이유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공개 여부에 대한 법리적 검토를 해달라고 한 게 4월 말~ 5월 초인데, 그 때도 답변이 성실하게 오지 않았다"며 "지속적인 압박을 한끝에 오늘 준법관리실에서 법리검토를 들어간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렇듯 국민연금의 정확한 피해액 산출이 지체되자, 세간에선 피해액에 대한 각기 다른 추정치가 흘러나왔다. 사태 초기에는 피해액이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는데 현재로선 158억원과 16억원이라는 추정액이 동시에 거론되고 있다.

배당사고 발생 후 당일 삼성증권 주가는 장중 한때 12% 가까이 폭락했다 마이너스 3.64%에 마감됐다. 국민연금 주식 거래는 공단이 결정해 운용하는 ‘직접운용’과 위탁운용사에 맡겨 자체적인 판단 하에 거래하도록 하는 ‘위탁운용’으로 나뉜다. 사고 발생 당일(4월 6일)에 공단의 직접 매매는 없었지만, 주가가 급락하며 일부 위탁운용사에서 삼성증권 주식 매매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일부는 이날 약 90만~95만주를 팔았고, 6만여주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투자가 원칙인 국민연금의 운용 특성상 급락이 발생할 때는 주식을 빨리 내던지지만 회복 시 재매수 대응은 다소 느린 게 일반적이다.   

앞서 국민연금은 국회 질의(손실규모)에 대해 국민연금 리서치팀 및 위탁투자팀 명의로 "4월6일 삼성증권 매매가 배당사고만으로 인한 매매였다고 보긴 어렵다. 삼성증권 주가 움직임이 해당 사건의 영향을 받은 점은 있지만 시장 요인, 업종 요인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해 해당 사건으로 인한 손익을 특정지을 수 없다”고 보고했다.

이에 김승희 의원실은 국민연금에 일자별 삼성증권 주식에 대한 매매손익 및 평가손익 자료를 요구했고 연금 측은 단순 열람만 허용했다. 열람 내용 및 기금운용본부 담당자로부터 확인한 4월6일 평가손실액은 158억원. 이는 6일 장 마감 기준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증권 주식 총 평가금액에서 사고 발생 전날인 5일 주식 총 평가금액과의 차액이다.

이후 최근 국민연금이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피해액은 16억원이다. 이 금액은 국민연금이 정확한 손실액 규모를 밝히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 모 의원실이 국민연금에 "삼성증권이 개인투자자에게 보상했던 방식으로 피해액을 산출해 오라"고 요청한 데 따른 금액이다. 

삼성증권은 사고 발생 당일 오전 9시35분~장마감에 매도한 투자자에게 매도 주식수×(3만9800원 - 고객 매도가)를 보상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위 매도 후 당일 재매수한 수량에 대해서는 재매수 주식수×(재매수가 – 매도가)로 보상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김승희 의원실에 “삼성증권이 기관투자자들에게 어떻게 보상을 하겠다고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그 금액(16억원)이 정확한 손실액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또한 삼성증권이 개인투자자들에게 보상했던 방식과 동일한 방식도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연금은 개별 위탁운용사의 종목보유내역 및 매매내역 등은 공단과 위탁운용사 계약서상의 비밀유지의무가 있으며 요청시 열람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만 답했다고 전해왔다.

김승희 의원은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이 위탁운용사의 대리인을 자처하며 손실규모 등을 명확히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국민연금은 투자 주식과 관련해 중대 사안이 발생할 경우, 연금 투자손실을 보지 않는 범위에서 국민 알권리를 위해 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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