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미국 정부에 '비핵화 완결 후 체제 보장' 등 요청
與, "제1야당 대표로서 신중하지 못한 태도" 비판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17일 미국에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북핵동결·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제거만으로 대북 제재를 풀어준다면, 한반도에 최악의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미북정상회담 관련 공개서한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5.17 kilroy023@newspim.com |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회담"이라며 미국 정부에 전달할 '일곱 가지 요청사항'을 밝혔다.
지난 15일 한국당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회 논의에서 결정된 요청사항은 ▲PVID 원칙 ▲비핵화 완료 후 보상 ▲비핵화 완결 후 체제 보장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 비핵화' 용어 사용 ▲주한미군 감축·철수 거론 불가 ▲북한의 국제적 범죄 행위 중단 요청 ▲북한 인권문제 제기, 경제적 개혁·개방 요구 등이다.
홍 대표는 "영구적인 북핵 폐기 목적 달성에 실패할 경우 그 후의 사태는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면서 "이번 회담이 북핵 폐기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는데 여러 상황을 보면 기대가 큰 만큼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서한 전달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미국 입장에선 북핵 동결과 아이시비엠 제거를 통해 미국을 향한 직접적 위협만 제거하면 충분한 성과를 얻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 불행히도 미북 미봉책에 합의하면 우리 정부는 6·13 지방선거를 위해 이를 수용하고 당장의 미봉책을 큰 성과인 양 내세울 가능성도 크다"면서 "이런 정치적 고려와 판단에 의해 아이시비엠 제거를 받아들이고 대북 제재를 푼다면, 한반도에 최악의 재앙을 초래하는 일이 될 것이다. 5000만 국민이 김정은 핵 인질이 되어서 북이 원하는 대로 끌려다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제1야당 대표로서 매우 신중하지 못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미회담을 앞두고 찬물을 끼얹는 행위로 국익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돌출적 행동"이라며 "남북고위급회담이 연기되는 등 평화를 위한 발걸음이 현재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인데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 대표가 판문점선언을 뒷받침하지는 못할망정, 북미회담에 부담을 주려는 일방적 주장을 펼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홍준표 대표는 올 초 미국을 방문해 전술핵 도입을 주장해 미국 조야로부터 부정적 평가나 듣는 등 외교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며 "평창올림픽 때는 ‘평양올림픽’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으로, 제1야당 대표의 수준이 조롱받는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는 또 한 번의 외교망신이 될 공개서한을 즉각 중단하길 바란다"며 "왜 부끄러움은 우리 국민의 몫이어야 하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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