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현정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폄하 등 돌발 발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6·13 지방선거를 앞둔 후보들이 홍 대표와 거리를 두며 선긋기에 나섰다.
지방선거 슬로건과 홍 대표의 정상회담 관련 발언을 비판하는 후보들이 늘면서 홍 대표의 지원 유세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또 한국당 내 반홍(반홍준표) 정서가 급속히 확산하는 모습도 감지된다.
당 안팎에선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한국당의 내홍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무기한 노숙단식투쟁에 돌입한 김성태 원내대표를 만나고 있다. 2018.05.03 kilroy023@newspim.com
◆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 슬로건과도 '거리 두기'
지방선거 후보들 사이에서는 최근 주요 현안에서 강성 기조를 이어가는 홍 대표와 거리를 두려는 기류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홍 대표의 정상회담에 대한 비판론과 한국당의 안보 공세가 정상회담 이후 조성된 화해 무드 속에 역풍을 맞게 되자 당장 지방선거를 눈 앞에 둔 후보자들은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의 '색깔 공세' 등이 중도·무당층 유권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홍 대표를 겨냥, 쓴소리를 던졌다. 남 지사는 지난 2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홍 대표가 정상회담을 '위장평화 쇼'라고 평가한 데 대해 "깊이 생각하고 말씀했으면 한다"며 "국민의 일반적 생각에서 동떨어지면 지지받기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남 지사는 또 "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슬로건인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에 대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 함의가 담겨 있는 것 같은데 보편적 인식과 거리가 멀다"며 "갈라치기 이런 쪽으로 보일 수 있다. 국민 편 가르기에 우리가 앞장서서는 안된다"고 교체를 주장했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 서병수 부산시장,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 등도 공식 슬로건과 거리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남경필·유정복·김태호 등 '反홍준표 정서' 급속 확산
앞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김태호 경남지사 후보도 "홍 대표를 비롯한 한국당 지도부가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국민적 우려를 낳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후보자와 당 지도부 간 조율 과정을 거치는것이 중요하다"고 경고했다.
김 후보는 정상회담 이후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판문점 선언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며 "홍 대표가 너무 나갔다"며 "야당이 무조건 비판만 하지 말고 평화의 시대를 위한 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초당적으로 협력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시장도 30일 입장문을 통해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국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들만의 세상에 갇혀 자기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특히 남북정상회담 관련 무책임한 발언으로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몰상식한 발언이 당을 더 어렵게 만들어가고 있다. 당 지도부는 정신 차려야 한다"고 질타했다.
특히 김 후보는 '반(反) 홍준표 정책'으로 가고 있다. 홍 대표에 대한 비난은 물론 홍 대표가 경남지사 시절 펼쳤던 정책을 원점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홍 대표가 경남지사 재직 때 지원을 중단한 무상 급식을 전면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학교 급식 문제는 교육적 차원에서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교육 여건 개선과 교육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경남지사 재직 시절인 2004년 11월 도교육청에 대한 무상 급식비 보조금 지원을 중단한 바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는 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 홍 대표에 대해 "좀 아쉬운 부분이 (홍 대표가) 상당 부분 맞는 말씀을 하는데, 어법이라든가 사용하는 단어가 국민들이 보기에 좀 좋지 않은 어휘들을 사용한다"며 "그런 어휘나 단어들은 좀 사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경국 충북도지사 후보도 2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당 대표의 말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 시대가 와야 한다는 국민적 여망이 있고 홍 대표의 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고 우회적으로 홍 대표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홍준표 리스크' 우려…당 내부서 불거진 '사퇴론'
경기도 평택시장인 공재광 한국당 평택시장 후보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지금까지 홍 대표 사퇴론이 당 안팎에서 거론되기는 했지만, 지방선거 후보자로서 공식적으로는 공 시장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 내에서 '홍준표 사퇴론'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 후보는 "유불리를 떠나, 현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홍 대표를 비롯한 당직자 여러분께서는 총 사퇴하고 백의종군하는 것이 당원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 든다"며 지도부 총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결단해달라. 구국, 구당의 정신으로 자유한국당,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지금의 권한을 모두 내려놓으라"며 "더 늦기 전에 개혁적 보수를 이끌 지도자를 찾아 달라. 그래야 보수도 살고 대한민국도 산다"고 거듭 홍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LH, 올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공급[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과 2만8000가구 규모 공공택지 공급에 나선다. 또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21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재원조달 방식 등을 다양화해 재무여건 체질을 개선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21만 8000+α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에 나선다. 사진은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서계동 복합문화단지 조성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5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핵심 업무인 주택 공급에 집중한다. 10만가구 사업승인과 매입·전세임대 9만가구 등 총 19만가구 이상의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동시에 민간 주택건설 활성화를 위해 2만8000가구 규모의 공공택지를 조성한다.
주택 착공물량은 지난해(5만가구) 대비 20% 증가한 6만가구를 추진하고 지난해 8·8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 포함된 서울서리풀 등 5만가구 규모의 사업지구 역시 인허가 일정을 최대한 단축해 안정적 공급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심 내 신속한 주택공급과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 신축매입임대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해 피해 주택 7500가구를 매입한다.
올해 주택 승인물량의 37%를 청년·신혼·고령자에게 공급하고 출산가구 우선공급(통합공임)과 실버스테이 등 새로운 유형의 시니어 주택을 통해 가속화되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아울러 쪽방·고시원·반지하 거주자의 주거 상향 지원을 지속하고 예술인 등 다양한 수요층에 부응한 특화형 매입임대도 확대한다.
공공주택은 합리적 가격의 고품질을 보장한다. 무엇보다 최근 급등한 주택 분양가격을 낮춰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는다. 이를 위해 사업지구별 목표 원가를 설정해 관리와 검증을 강화하고 가처분면적 확대와 사업일정 단축으로 조성원가를 인하해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공주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민간기업을 선도할 수 있도록 모듈러주택 표준평면 개발 등 OSC 공법을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고도화하고 LH가 개발한 층간소음 1등급 설계기준과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시험시설(데시벨35랩)을 활용해 주택 품질 혁신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조기 집행한다. 전체 공공기관 투자계획(66조원)의 33% 수준인 21조6000억원을 차질 없이 집행할 계획이다. 특히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인 57% 이상의 투자를 집행한다. 지역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를 매입하고 1기 신도시 특별정비계획 수립,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도 차질없이 추진한다.
손실 최소화 등 재무여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재원조달 방식도 개선한다. 광명시흥 등 대규모 사업지구에 LH와 기금이 함께 출자하는 신도시 리츠를 설립해 사업에 따른 재무부담을 완화한다. 또 토지 패키지형 공모 등 지구별 특성과 시장 여건에 맞춘 다양한 매각 방식을 도입해 판매여건 개선과 대금 회수를 촉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임금 직접지급 관리를 강화하고 설게 등 공모에 참여하는 외부 심사위원의 정성평가 비중을 축소해 업체 선정의 공정성을 제고한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가 어려운 만큼, 올해도 신속한 주택공급과 투자집행 등 LH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며 "선도적인 공적 역할을 통해 확실한 정책성과를 창출하여 국민 주거안정을 지원하고 국가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2025-02-23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