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청와대 초청하면 가겠다" 문 "북측 통해 백두산 가보고 싶다"
지속적인 교류 시사하는 듯한 발언 여럿 나와
[서울 = 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오전 남북정상회담에서 앞으로 남과 북이 수시로 만나 문제를 풀자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과 북의 만남이 정례화될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제 자주 만나자. 마음 단단히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은 없어야겠다"면서 "기대에 부응하자. 앞으로 우리도 잘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김 위원장이 "여기까지 오는데 11년이 걸렸는데, 왜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렸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앞으로 마음가짐 잘 하고 잃어버린 11년 세월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시로 만나서 걸린 문제를 풀어나가자는 생각으로 200미터를 걸어왔다"고 공개 발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을 통해 여러 합의를 해놓고도 11년간 이를 실천하지 못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앞으로 자주 만나자고 강조한 것이다. 이 같은 발언에는 남북 정상간의 만남이 앞으로 정례화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군사분계선에서 처음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2018.4.27 |
오전 회담에서 오간 대화에서도 앞으로 지속적인 만남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전에 진행된 전통의장대 사열에 대해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더 좋은 것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그런가요"라며 "대통령이 초청해주면 언제든지 청와대에 가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을 평양에서 잘 모시겠다는 발언도 있었다.
문 대통령이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가보고 싶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오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 평창 올림픽 갔다온 분들이 평창 고속열차가 다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측에 오면 참으로 불편스러울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오시면 준비해서 편히 모시겠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회담에서는 오늘의 만남을 계기로 분단선이 없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대결의 상징인 장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가지고 보고 있다. 오면서 보니 실향민들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 하던 분들도 오늘 우리 만남에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을 봤다"면서 "이 기회를 소중히 해 남북 사회의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분단선이 높지도 않은데 많은 사람들이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에 "청와대에서 오는데 많은 사람들이 환송했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것이고 우리 어깨가 무겁다"면서 "오늘 판문점을 시작으로 제주도부터 백두산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