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D-1...시민·시민사회 반응 들어보니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기대감" vs "북한의 이중적 태도 우려"
[서울=뉴스핌] 김범준 김준희 이성웅 기자 = 10년 만에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시민들과 시민사회는 기대와 염려가 모두 섞인 목소리를 냈다.
서울시내 한 도서관에서 만난 오형직(남·50·서울 마포구)씨는 "우리 정부가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하겠지만 북한과 미국도 우리 생각처럼 협력을 잘 해줬으면 좋겠다"면서도 "최근 급변하는 북한의 태도를 보면서 진정성이나 진짜 의도가 뭔지 우리 국민들은 확신이 없는 상태"라고 염려했다.
6·25 참전용사이자 평안남도 출신 실향민인 김호정(남·88·서울 노원구)씨도 북한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가 북한 수법에 놀아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50% 정도는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협상을 안 할 수는 없으니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강병인 캘리그라피스트 작가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며 '평화 봄이요 꽃이라'의 문구를 작성했다. 세로 3m, 가로 7m 크기의 대형 한지에 글씨가 완성된 후 여백 부분에 시민들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는 손글씨를 적고 있다. 2018.04.26 leehs@newspim.com |
반면 금융업 종사자인 진상덕(남·33·서울 양천구)씨는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진씨는 "지금까지의 분위기로 보아 종전선언을 생각할 정도로 기대감이 높은 상태"라며 "이로 인해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를 많이 하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회가 당파를 떠나 한 목소리를 내어 힘을 합치는 모습도 보여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시민단체들의 반응도 상당히 갈렸다. 주로 진보계열 시민단체들은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일찍이 환영 논평을 내고 "남북 사이의 합의가 성과적으로 결실을 거두기 위해선 남북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들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전 정부 시절에 중단된 협력사업을 재개하고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다방면의 교류를 확대하는 적극적인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정부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4가지 원칙으로,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 ▲동북아 비핵지대 건설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및 민간교류 협력 ▲회담 중 모든 남·북·미 군사행동 중단 등을 제안했다.
참여연대 측은 "오랜 단절 끝에 재개된 대화와 협상이 마냥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포괄적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로이터=뉴스핌] 이영기 기자 =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현지시간) 서울에서 개최된 통일 지지 집회에서 사람들이 한반도 통일 깃발을 들고 있다.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경실련 측은 "이산가족 상봉은 대기자 다수가 초고령자이고 사망자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어 인도적 문제로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며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을 이뤄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은 북한의 화전양면 전술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자유총연맹 측은 "북한이 각종 선동과 기만으로 우리를 속여왔다는 사실을 정부가 고려해달라"며 "이번 회담으로 한반도 전쟁 위험이 제거되고 비핵화 선언 실행을 통해 국민들이 실체적 변화를 인정하고 안심할 때까지 우리는 가벼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의 노고에 신뢰를 보낸다"며 "남북 간 항구적 평화정착 및 남북교류가 다시 활성화되길 희망한다"라는 기대의 메시지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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