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50대 반부패 과제' 수립…"국가혁신의 시금석"
"반부패 개혁은 우리가 내려놓을 수 없는 시대적 사명"
"부정부패 청산 국민 요구 높아…국민 지지·참여 있어야 성공"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나가는 바람에 그치고 만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반부패 개혁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정과 개혁의 바람이 분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국민은 곧 지나갈 바람이라는 것을 안다. '바람이 지나갈 때까지 수그리고 있으면 되는 거야'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며 "각 분야마다 개혁을 바라는 자생적인 힘들이 있는데 그 힘들이 일어서기도 전에 개혁의 바람은 지나가 버리고 만다. 우리가 이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반부패 개혁은 5년 내내 끈질기게 계속돼야 한다"며 "오늘 나와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위원 여러분이 다시 한 번 굳게 결의하자"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했다. <사진=청와대> |
이날 회의는 오후 3시 10분부터 약 60분간 진행됐다. 회의에서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등 부패방지 관련기관장들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사회각계를 대표하는 29개 민간단체의 대표들은 앞으로 5년간 추진해 나갈 '국민과 함께하는 반부패 정책'을 수립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반부패 개혁은 우리 정부의 핵심목표"라며 "국민은 공정과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부정부패부터 척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런 간절한 열망으로 우리 정부가 출범했다. 반부패 개혁은 우리가 내려놓을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우선 큰 틀에서 범국가적 차원의 반부패 개혁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가동해 그동안 무너졌던 범정부 반부패 컨트롤타워를 복원했고, 반부패정책 수립부터 부패의 감시와 통제에 이르기까지 민관이 협력하는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부패에 둔감했던 의식이나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협력, 또 시민사회의 지지와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새롭게 출범한 청렴사회 민관협의회가 사회 전반에서 반부패 개혁을 이끈다는 엄중한 사명감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내용적으로도 개별 범죄나 현안에 대한 일회성 대응을 넘어서는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며 "오늘 논의하는 5개년 반부패종합계획은 주로 공공부문만을 대상으로 했던 과거의 반부패 정책과 달리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민간 부패에 대한 대책을 포함했다"고 언급했다.
우리 사회 부패범죄의 90%는 리베이트와 납품비리 같은 민간부문 부패인데, 민간에서의 부패가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파괴해 국민의 삶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민간의 부패와 공공 분야의 유착은 국민안전과 시장질서를 위협하는 반국가적 위험이다"면서 "공공과 민간을 아우르는 반부패 개혁 로드맵을 마련한 것은 부패 구조의 근절을 위한 아주 의미 있는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했다. <사진=청와대> |
개별 반부패 의제의 경우에도 국정과제에 포함시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추진한다. 예를 들어 채용비리 문제는 공공기관에서부터 새로운 제도와 기준을 마련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비리에 연루된 임직원의 책임을 묻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부정 채용된 당사자를 퇴출하고, 억울한 탈락자를 구제하기로 한 것은 돈과 연줄에 기댄 불공정채용이 발붙일 틈을 아예 없애고 출발선에서의 기회의 공정을 확실하게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기회의 공정성을 해치는 채용비리는 무관용 원칙이 확고하게 뿌리내려야 한다"며 "채용비리 근절하고, 공정한 채용문화를 확립하기 위해, 이를 민간기업까지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공공기관에서부터 분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원칙은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국가의 재정이 지원되는 모든 기관과 시설로 확장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부정부패 청산에 대한 국민의 요구는 여전히 높다"면서 "반부패의 기준은 변화하는 국민의 눈높이이고, 적폐청산과 반부패 개혁의 핵심은 제도와 관행의 혁신이며, 공공과 민간이 함께 가고,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 있는 여러 위원들의 노고로 반부패종합계획이 잘 마련됐다"며 "반부패 개혁은 한 달, 두 달, 1년, 2년에 끝날 일이 아니라 우리정부 임기 내내 계속해야 할 일이다. 반부패정책협의회와 청렴사회 민관협의회가 앞장 서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두 기구는 우리 정부의 사명인 촛불정신을 구현해낼 핵심기관이다"며 "특히, 청렴사회 민관협의회 위원들은 5개년 반부패종합계획의 공동 설계자다. 앞으로 정책 설계자를 넘어 정책의 추진자, 감시자, 평가자 역할까지 해 주길 당부하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부패 척결은 국민의 지지와 참여가 있어야만 성공할 것"이라며 "반부패정책협의회 위원들도 항상 민간의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적극 반영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확정된 '문재인정부 50대 반부패 과제'는 부정부패 없는 공정한 사회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담는 청사진이자 로드맵으로, 청와대는 앞으로 이를 국가혁신의 시금석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