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억달러 매각 등 매월 해결…컨테이너선·LNG선 수주 호조
[뉴스핌=정탁윤 기자] 삼성중공업이 미 인도 시추설비 문제를 잇따라 해결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또 올 초부터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주 소식이 이어지며 올해 82억 달러 수주 목표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4일 삼성중공업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함께 재무구조 개선을 추진중인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미인도 시추설비 해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우선 지난 1월, 계약 파기로 자칫 애물단지가 될 뻔한 '반잠수식 시추설비' 1척을 약 5억달러(5278억원)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해당 시추설비는 지난 2013년 스웨덴 스테나(Stena)로부터 7억2000만달러에 수주, 선수금 30%를 받고 건조하던 중 스테나의 잦은 설계 변경과 과도한 요구로 일정이 지연됐다.
삼성중공업은 또 지난 2월에는 그리스 선사인 오션리그(Ocean Rig)와 미착수 드릴십 1척 계약을 해지하고 계약금을 몰취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법원으로부터 씨드릴 드릴십 2척 계약 해지 결정을 얻어내면서 드릴십 소유권과 함께 신생 씨드릴사의 신주인수권을 인수할 수 있는 회생채권까지 부여받아 사실상 건조대금 전액 회수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미인도 시추설비는 중재중인 드릴십 1척 포함 3척으로 줄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국제유가 상승에 힘입어 선주사들의 시추장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인도가 지연되고 있는 다른 드릴십도 매수자가 곧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엄경아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해당 계약물량은 매각 이전까지 재고자산으로 계상되며, 매각 이전까지 주기적으로 공정가치 재평가가 이뤄진다"라며 "최초 계약금액 대비 70% 수준으로 계상돼 공정가치 재평가에 따른 추가손실 인식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
미인도 시추설비 문제 해결과 함께 올 들어 삼성중공업은 컨테이너선과 LNG선 등 상선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초 에버그린사로부터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7.5억 달러에 '깜짝' 수주하기도 했다. 조선업계에선 그 동안 중국 조선소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여겨지던 2만TEU급 이하 컨테이너선에서 삼성중공업의 경쟁력이 여전히 유효함을 증명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LNG선 분야에서도 신형 가스분사식 이중연료추진엔진(X-DF)을 내세워 현재까지 2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클락슨에 따르면 신조선 수요가 향후 10년간 연평균 4100만CGT(1200억불)가 기대되는 반면, 전 세계 공급능력은 내년 3700만CGT를 기록할 것으로 보여, 조선업은 내년 이후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구조적 성장 단계로 들어갈 것"이라며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개선 노력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업 전문가들도 삼성중공업의 컨테이너·LNG선 및 해양플랜트 분야 수주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최근 LNG선 시장의 발주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며 "삼성중공업이 상선에서 LNG선과 컨테이너선 위주의 수주와 함께 해양생산설비의 수주 소식도 올해 중반 이후 들려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