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나는 공장 돌릴 수 없어”
美 고객사와 관세 분담 협의 마쳐…약속 어길 시 수출 중단도
[뉴스핌 = 전민준 기자]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이 최근 미국정부의 철강 고관세 부과 압박에도 추가 투자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이미 미국 현지 고객사가 오른 관세만큼 가격을 부담하기로 한 만큼 미국 정부의 높은 관세에도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은 2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통상압박에 현지 진출로 대응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지에서 안정적인 원료 조달이 되지 않는 한 미국에 공장을 추가로 짓는 건 어렵다”며 “관세 압박이 있다고 해서 돌릴수록 적자나는 공장을 현지에 설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인 세아제강의 미국 투자에 대해선 “실제 수익이 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1차 철강제품인 열연과 2차 제품인 냉연, 그리고 후판과 철강파이프(강관) 등을 매년 40만 톤(t) 정도 수출하고 있다. 이중 열연, 냉연, 도금, 후판 등으로 각각 13.38%, 38.22%, 48.99%, 2.59%의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다. 미국은 오는 23일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시행, 수입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 경우 현대제철은 60% 이상의 관세를 물게 된다.
현대제철은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자동차 강판 가공센터를 각각 1개씩 두고, 현지 현대자동차 공장에 차강판을 납품하고 있다.
미국 현지 고객사와 관세 분담이 끝났냐는 질문에 그는 “관세가 오르면 오른 만큼 고객사가 분담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하게 논의 중이다"며 “미국에 있는 모든 고객사와 이야기 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이어 “만일 고객사가 가격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미국 수출 중단도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미국의 관세 폭탄으로 인해 추가 부담이 커진 만큼 기존 계약 물량과 관련해 고객사와 관세 부담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며 “아직 변수가 있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동종업체인 동국제강은 미국정부의 고관세에 대응, 다음 달 선적 기준부터 대미 철강 수출을 잠정 중단하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동국제강 측은 23일 이후 수출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강학서 현대제철 사장.<사진=현대제철> |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