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영화아카데미> |
[뉴스핌=장주연 기자]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가 이현주 감독의 동성 감독 성폭행 사건과 관련,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내 은폐 사실을 확인했다.
영진위는 20일 오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영화아카데미 학생 간 발생한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피해 학생이 개인 SNS '#Metoo 캠페인' 게시글(2018.02.01.)로 공개한 '아카데미 책임교수의 고소 취하 종용 등 2차 피해 주장'에 대해 아카데미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를 구성하여 실시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카데미 학생 간 성폭력 사건은 지난 1월 10일에 준유사강간 혐의로 대법원 판결이 난 건으로 지난 2월 1일 피해 학생이 '#Metoo 캠페인' 게시글로 아카데미 내에서 피해자에게 고소 취하 종용 등 2차 가해와 은폐 의혹을 제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고 말했다.
또한 영진위는 "2월7일 위원회 위원과 직원, 외부 전문가로 조사위를 구성해 2차 가해 사실 여부와 사무국에 보고되지 않은 경위 등을 밝히기 위한 조사를 약 20일 동안 진행했다"고 전했다.
영진위는 "사건의 최초 인지자 책임교수 OOO은 피해자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건을 은폐하고자 한 사실이 확인됐다. 피해 학생은 수차례 고소 취하를 요구받는 과정에서 OOO의 여러 부적절한 언사로 인해 고통을 겪었음을 호소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OOO은 가해자 측 증인으로 재판에 출석하여 변호인이 의도한 바대로 피해 학생에 불리하게 활용될 수 있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며 "아카데미 직원에게 가해 학생의 소송 관련 요청에 협조할 것을 부탁하는 등 재판에 관여한 사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카데미 원장에 대해선 "원장 △△△은 책임교수 OOO을 통해 성폭행 및 고소 사실을 인지하였음에도 상급자(사무국장 및 위원장) 및 동료 교수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고 은폐하였으며, 피해 학생을 위한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알렸다.
이어 "△△△은 OOO의 독자적 사건 처리를 묵인하는 한편 가해자 졸업 영화에 대한 학교 차원의 지원 및 홍보를 적극 지속한 결과 피해자의 고통이 가중됐다. 아카데미 운영 책임자로서 피해자의 다수 저작물이 가해자에 의해 법원에 제출되는 등의 저작물 유출을 방지하지 못한 과실도 있다"고 전했다.
영진위는 "그 외 책임교수들 역시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음에도 이를 공론화하거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방관으로 일관했다"며 "관계자 전원이 사건 인지 후에도 재판에 관심을 두지 않은 탓에 유죄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영진위는 "아카데미 행정직의 선임 직원은 원장 요구에 동조해 본 사건을 사무국에 보고하지 않았고, 하급 행정직원은 상부 결재 없이 가해자에게 법원에 제출될 사실 확인서를 작성해주고서도 사후 보고도 하지 않는 등 보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결과 사건이 장기간 은폐됐다"고 밝혔다.
한편 영진위 오석근 위원장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지난 16일 피해자에게 알렸고, 직접 사과했다. 아울러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세우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영진위는 "조사결과를 감사팀에 통보해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쳤으며 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고, 이런 일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아카데미 내부 운영 체계를 점검하고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적극 모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피해자인 동성 영화 감독 A씨는 지난 2015년 이현주 감독을 준유사강간 혐의로 고소했다. 약 2년간 법적 공방 끝에 대법원은 이현주 감독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교육 40시간 이수명령을 내렸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